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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중에 걷는다고?…‘더 쉽게’ 잘 달리는 방법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입력 | 2022-03-19 14:00:00


2006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7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 동아일보 DB.

춥던 겨울이 어느새 가고 달리기 좋은 계절 봄이 왔다. 이번엔 4월16, 17일 양일간 열리는 2022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대회가 열리는 것에 맞춰 달리기 초보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 하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오미크론 확산으로 마스터스 부문은 비대면 버추얼 대회로 열린다. 버추얼 레이스는 달리는 거리와 시간을 체크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달리면 된다. 서울마라톤 마스터스 참가자 2만 명이 모집 시작 5일 만에 다 찼다.

비대면 활동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사람들은 생활 스포츠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실내를 피하고 야외, 특히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전거를 타고 집 주변 공원을 걷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 달리는 사람은 예상 외로 크게 늘지는 않았다.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일명 ‘동마(동아마라톤)’에 마스터스마라토너들에게 공식적으로 소개한 ‘워크 브레이크(Walk Break)’ 주법을 소개한다.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7회 동아마라톤에서 당시 50세이던 마라톤 마니아 임용진 씨(66)가 국내 최초로 워크 브레이크 주법으로 페이스메이커를 맡아서 화제가 됐다.

2006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7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워크 브레이크 주법으로 페이스메이킹을 한 임용진 씨.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은 모두가 자신의 최고기록을 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마라톤이라는 게 마음대로만 되지 않는 터. 초반에 과욕을 부려 중반 이후 지쳐 완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미국 및 유럽 등 마라톤 선진국의 마스터스들 사이에선 일찌감치 유행했던 워크 브레이크는 ‘걷다’→ ‘뛰다’를 체계적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으로 미국의 유명 마라토너 제프 갤러웨이가 개발한 달리기 방식이다. 마라톤을 하면서 걷는다고? 쉬지 않고 달려도 될까 말까 하는데 중간 중간 걸어서 좋은 기록이 과연 나올까. 갤러웨이는 어떻게 해야 좀 더 쉽게, 잘 뛸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달리다→걷다’를 체계적으로 반복하는 워크 브레이크주법을 개발했다.

수영 사이클 마라톤 등 ‘철인3종’을 즐기는 박세흠 씨. 2021년 11월 27일 dongA.com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한 인물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하지만 워크 브레이크 주법으로 여러 차례 완주했던 임 씨는 “오히려 워크 브레이크로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말했었다. 임 씨는 “처음 5km까지는 30분(시속 10km)에 나머지 구간은 5km당 29분 30초(10.2km)에 달린다”며 “초반 20km까지는 9분 30초 뛰고 30초 걷기, 나머지는 9분 뛰고 1분 걷기를 반복한다”고 설명한다. 또 32km의 ‘마라톤 벽’을 통과한 뒤에 힘이 남은 주자는 워크 브레이크 없이 계속 뛰어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임 씨는 “워크 브레이크는 3시간 30분대에서 5시간대까지의 초·중급 마라토너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40, 50대 장년층,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분들, 막판에 힘이 떨어져 매번 기록 단축에 실패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 임 씨를 따라 뛴 마스터스마라토너들 대부분이 기록이 더 좋아졌다며 만족해했다.

당시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주는 정보였고 페이스메이킹이었다. 이번엔 이제 막 달리고 싶은 초보자들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달리기로 우울증을 탈출한 ‘홍천러너’ 송혜경 씨. 2021년 8월 21일 dongA.com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했던 인물이다. 송혜경 씨 제공.

워크 브레이크를 우리말로 풀면 ‘걸으면서 휴식 취하기’다. 그런데 이제 걷기 시작한 사람이 달리다 걷기로 휴식을 취할 순 없을 터. 역 발상으로 걷다가 짧은 시간의 ‘조깅 브레이크(Jogging Break)’를 가져보자. 여기서의 조깅 브레이크는 ‘조깅하며 휴식 취하기’라는 의미가 아니라 ‘조깅하는 구간(Break)’으로 생각하면 된다.

갤러웨이도 달리기 입문자에게 조깅 브레이크를 권한다. 가장 일반적인 게 5분 걷고 1분 조깅하며 달리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지금부터 5분 걷고 1분 달리기를 하루 30분씩 해보자. 달리는 것은 걷는 것 보다 조금만 빠르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해도 심장 등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면 4분 걷고 1분 조깅, 3분 걷고 1분 조깅을 하다가 1분 걷고 2분 조깅, 1분 걷고 1분 조깅으로 걷은 시간을 줄여나가면 된다. 이게 익숙해지면 시간을 더 늘리면 된다. 시간을 늘릴 때가 언제인지는 자신이 안다. 이 과정을 30분 간 해도 전혀 힘들지 않다면 시간을 늘려도 된다. 시간을 늘렸을 때 힘이 든다면 다시 줄이면 된다. 운동은 ‘기분 좋게 하는 게’ 가장 좋다.

마라톤 풀코스는 물론 사막마라톤까지 완주한 홍현분 씨. 2018년 10월 27일 dongA.com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했던 인물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달리기는 걷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융통성이 있는 운동으로 꼭 야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트레드밀을 사용해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올바른 동작에 집중해 강도와 거리를 천천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달리기는 신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해서는 안 된다. 걷기나 수영 등으로 무릎을 강화한 다음 하는 게 순서다.

‘철인3종’과 트레일러닝을 즐기며 운동화 골라주는 일을 하고 있는 정민호 대표. 2021년 1월 16일 dongA.com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했던 인물이다. 정민호 대표 제공.



다음은 올바른 달리기 방법이다.
①달리기의 개념

달리기는 걷기와 거의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인간은 맹수들을 피하는 등 생존을 위해 달릴 수밖에 없었다. 달리기와 걷기의 차이는 속도다. 시속 7km이상이면 달리기, 이하면 걷기다. 학술적으론 두 발 중 한 발이 항상 땅에 닿아 있으면 걷기, 그렇지 않으면 달리기다. 처음 달리는 사람이라면 걷듯이 달리면 된다. 무슨 뜻이냐면 걷는 자세를 좀 더 빨리 하며 발동작과 팔 동작을 좀 더 크게 하면 된다.

②올바른 자세

앞서 설명했듯이 달리기는 높은 강도에 강한 충격을 수반하는 운동으로 올바른 기술과 동작을 습득하는 게 중요하다. 훌륭한 유산소운동인 달리기로부터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만큼이나 부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잘못된 동작으로 달리면 여지없이 등 아래쪽과 엉덩이에 통증이 온다.

③목과 어깨

걷기를 할 때 경험하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 중 하나는 목, 어깨 그리고 등 위쪽이 뻐근해지는 것이다. 달리기를 할 때는 어깨를 들어 올리려는 경향이 생기는데 그 결과 걸을 때보다 목에 훨씬 더 심한 긴장이 생긴다.

-목을 펴고 어깨의 힘을 빼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달리는 초반에 어깨를 낮추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자세가 더 편안하다는 것을 느낀다. 본격적으로 달릴 때는 어깨를 들어 올리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달리는 동안 목과 어깨는 뻣뻣하게 고정시키기보다는 힘을 뺀 편안한 상태로 쉽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목이 경직돼 불편함을 느끼면 간단한 목 스트레칭으로 풀어준다.

④몸통

달리기를 하면 등 아래쪽과 복부 근육을 중심으로 상당한 힘이 들어간다. 따라서 이 부위를 강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쓸데없이 붙어 있는 체지방도 연소시킬 수 있다.

-달리기를 할 때 몸통은 반듯한 자세로 유지하고 복부는 팽팽하게 당긴다. 전력질주 할 때처럼 몸이 앞으로 쏠린 자세로 뛰면 힘이 든다. 무릎과 발목에 더 큰 부담을 줘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속보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달리기를 할 때도 반듯한 자세를 취해야 힘이 덜 들고 다리를 힘차게 움직일 수 있다. 달리기를 한 후에 복근이 긴장돼 있는 경우는 달릴 때 정확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복부에 힘을 줬기 때문이다.

-복근과 등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을 하면 좋다. 상체가 강하면 강할수록 달리기를 하는 것이 쉬워지며 몸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등을 반듯하게 세우고 상체와 어깨가 구부러지지 않도록 한다. 등을 반듯하게 세우면 상체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편안한 자세로 쉽게 달릴 수 있다.

⑤엉덩이와 엉덩이 근육


복근과 등 아래쪽 근육이 흔들리지 않고 고정돼 있으면 엉덩이는 몸의 균형을 잡아주게 된다. 엉덩이 근육은 달리기에 필요한 힘을 제공한다.

-달리기를 할 때 엉덩이 근육은 다리에 힘을 제공해 몸이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일반적으로 생기는 문제는 사람들이 엉덩이 근육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허벅지 뒤쪽 근육인 대퇴이두근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퇴이두근이 긴장되고 등 아랫부분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달리기를 할 때는 엉덩이 근육이 다리를 조종하는 듯 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엉덩이 근육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달리기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⑥다리와 발

달리기를 시작할 때 명심할 것은 너무 심하게 자신을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무릎을 높이 들어 올리고 보폭을 크게 하면서 통통 뛰어가듯이 달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달리면 금방 맥이 빠지고 발목과 무릎 관절에 불필요한 부담이 간다.

속보기술을 모두 습득했다면 이와 유사한 달리기 기술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걷듯이 달리는 게’ 가장 편안한 달리기법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 발이 꼭 바닥에 닿아 있어야 하는 걷기와는 다르게 달리기는 두 발이 모두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있다.

-발을 땅에 밀착시키고 힘 있고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달리기를 할 때 몸이 위로 튀듯이 뛰지 않는다.

-발꿈치로 착지해서 발을 땅에 굴리듯이 한 다음 발끝을 땅에서 뗀다. 엉덩이 근육과 대퇴이두근의 힘을 사용한다.

-보폭을 작게 해서 달리는 것이 힘이 덜 든다.

⑦달리기 입문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달리기는 걷기로 체력을 키운 뒤 시작하는 게 좋다. 앞에서 설명했듯 처음엔 조깅 브레이크를 하듯 걷다 뛰다를 반복하다 나중에 뛰는 게 좋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운동의 강도 조절이다. 달리기는 고강도 유산소운동으로 심박수가 아주 빠르게 증가한다. 따라서 계속 해오던 달리기 방식이 쉽게 느껴질 때 강도를 높이는 게 좋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