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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홈텐딩 인기에 ‘무알코올 음료’ 뜬다…믹서류 판매도 상승

입력 | 2022-03-20 14:13:00


직장인 장모 씨(28)는 퇴근 후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며 무알코올 맥주 한 캔(350ml)을 마시는 게 소소한 행복이다. 목젖을 때리는 청량감은 그대로 느끼면서 다음 날 숙취 걱정이 없어 무알코올 맥주를 자주 찾는다. 장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혼자 마실 때가 많다”며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며) ‘혼맥’ 기분을 내면서도 부담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혼술, 홈술족이 늘면서 집에서 무알코올 맥주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혼술 트렌드가 확산하자 식음료 업계는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며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는 것이다.


●숙취 없이 즐기는 ‘무알코올 맥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가 발간한 ‘2020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술 마시는 장소가 변했다는 응답이 65.7%였다. 이중 마시는 장소가 ‘집’이라는 응답이 87.3%였다. 코로나19 이후 선호하는 술자리 유형을 묻는 질문엔 ‘혼자서’라는 답변이 45.2%로 가장 높았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용 주류시장 매출 점유율은 70%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술을 가볍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건 무알코올 맥주다. 온라인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무알코올 음료’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80% 늘었다. 이 기간 2030세대 구매액이 45% 늘었고, 20~24세 여성 고객의 증가율은 112%에 달했다. 거래 순위로 보면 하이트 제로, 클라우드 클리어제로, 칭따오 논알콜릭 등이 인기가 높았다.

하이트진로음료에서 출시한 ‘하이트제로0.00’은 알코올, 칼로리, 당류 모두 제로인 ‘올프리’ 제품이다. 지난해 2100만 캔이 판매돼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78% 올랐다. 젊은 세대 사이에 취하기 위한 음주가 아닌 즐기기 위한 음주 문화가 확산하며 무알코올 음료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칭따오 논알콜릭’은 마지막 공정에서 알코올을 제거하되 기존 라거 맥주보다 몰트(맥아)를 2배 이상 넣어 맥주 본연의 맛을 살렸다. 지방 0%, 콜레스테롤 0%, 일반 맥주 절반 수준의 저칼로리 제품이라 체중과 건강관리를 위해 절주하는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다.


●토닉워터 등 믹서류 판매도 동반상승


집에서 홈파티를 즐기며 직접 칵테일을 만드는 ‘홈텐딩(홈+바텐딩)족’이 늘면서 토닉워터 등 믹서류 판매도 덩달아 늘었다. 위스키에 음료를 섞어 다양한 레시피를 공유하는 게 최신 유행이 되면서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위스키에 섞어 마시는 토닉워터, 탄산음료, 주스 매출은 올해 각각 54.1%, 24.8%, 13.5% 올랐다.

‘진로토닉워터’는 진, 보드카 등의 믹서로 주로 업소에서 소비됐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양주와 토닉워터를 활용한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가정에서도 홈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들은 소주 칵테일 등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저도주 레시피를 공유하고 있다.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용량 제품도 인기다. 집에서는 위스키를 칵테일 형식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아 대용량 제품 수요가 적고, 소용량 제품으로 가격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저도주 제품 ‘W아이스’를 450ml, 330ml 버전으로 출시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앱솔루트’, ‘제임스 스탠더드’, ‘발렌타인 12년’을 각각 375ml, 200ml, 350ml 버전으로 선보이고 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