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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유세 작년수준 완화땐 반포자이 84m², 작년보다 290만원 줄어든다

입력 | 2022-03-21 03:00:00

올 재산세-1주택 종부세, 작년 수준 동결할듯
정부, 23일 보유세 완화 방안 발표… “與주장 ‘2020년 회귀’는 쉽지 않아”




정부가 올해 재산세와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집값 급등에 따른 세 부담을 한시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다.

20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3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에 맞춰 행정안전부 등 범부처 합동으로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당정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재산세와 종부세를 책정하는 기준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낮춰 실질적인 세 부담을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당초 종부세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2020년 90%, 2021년 95%, 올해 100%로 인상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낮춰 세금을 줄이는 방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보유세를 지난해가 아닌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보유세를 2021년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재산세의 2020년 회귀’가 거론되는데 당론으로 결정된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줄곧 보유세 부담 완화의 기준 시점을 2021년으로 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이를 바꿀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보유세 완화 방안 시뮬레이션
공정시장가액비율 85%로 낮추면 서울 아파트 보유세 작년과 비슷
“고가 아파트일수록 완화 폭 커”… 국회 동의 없어도 ‘비율 하향’ 가능
민주당, 지방선거앞 “완화” 적극적




정부가 올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려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세부담 완화 방법부터 빨리 시행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도 ‘보유세를 2020년 수준으로 낮추자’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려면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다만 보유세가 완화돼도 지역별 보유세 완화 폭은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 일부 지역에선 보유세가 오히려 소폭 늘 수도 있다.
● 민주당, 지방선거 의식해 보유세 완화 힘 싣기


정부와 민주당은 당초 올해 재산세와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에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는 방법을 검토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보유세를 지난해가 아닌 2020년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비상대책위원은 1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면서 “보유세 세부담 상한액을 하향하거나 연도별 보유세 증가율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20대 대선 주요 패인으로 꼽히는 만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부담을 줄이는 실질적인 대안이 시급하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강성론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 논의에 대해 “일부 그런 의견 있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비대위에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도 언급됐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1가구 1주택에 대한 종부세 폐지에 관해서는 당내에서 검토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도 그간 보유세를 2021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세부담 완화 방안을 준비했기 때문에 방향을 변경하기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 강남-비강남 ‘보유세 완화 편차’ 커

보유세를 낮추는 수단으로는 세금 산정 기준인 공정시장가액 비율 낮추기, 2021년 공시가격 적용, 개별 세부담 상한 하향 등이 검토되고 있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매년 높아져 올해 100% 적용될 예정이었다. 비율 상향 움직임을 끊고 낮추면 과세표준도 낮아져 세액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이 방법은 나머지 두 카드와 달리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다.

동아일보가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에게 의뢰한 2022년 보유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2021년 기준으로 산정할 땐 종부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85%로 낮춰야 서울 주요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가 지난해에 근접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고가 아파트일수록 보유세 완화 효과가 뚜렷했다. 이 기준을 가정하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전용면적 84m²)는 올해 보유세가 1362만2520원으로, 작년보다 290만3760원(17.5%) 줄었다. 서울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114.72m²)는 645만4824만 원으로, 9만300원(1.4%) 줄어든다. 서울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84.81m²)은 440만448원으로, 전년보다 3만7872원(0.9%) 적었다. 반면 산식에 따라 오히려 보유세가 소폭 느는 곳도 있다.

우 팀장은 “보유세가 높은 단지의 완화 폭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강남 고가 아파트와 기타 지역 간 보유세 완화 편차는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