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34 넘어… 올림픽 4위 이어 쾌거
2m34 가뿐히 넘은 우상혁, 경쟁자 줄줄이 실패 ‘행복한 밤’
2m34를 기록하며 대회 사상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이 태극기를 걸치고 포효하고 있다. 베오그라드=AP 뉴시스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 가장 먼저 2m34를 넘은 한국 육상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은 2m31을 넘은 나머지 4명이 2m34에 3차례 도전해 모두 실패하며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
우상혁은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다시 웃음을 찾았다. 그리고 바로 자신의 최고기록(2m36)을 넘어선 2m37 도전에 나섰다. 우상혁은 2차례 도전해 실패한 뒤 마지막 3차 시기를 포기하고 중계카메라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자신의 금메달 여정을 마쳤다. 이로써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선수 최초 실내육상선수권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의 기록으로 깜짝 4위에 올랐던 우상혁은 “(기록을) 1cm 끌어올리는 데 4년이 걸린 적이 있는데, 올림픽에서 (개인 기록을) 4cm나 끌어올렸다”고 설명하며 “행복한 밤”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당시 우상혁의 선전으로 1997년 이후 24년간 멈춰 있던 한국기록(종전 이진택 2m34)도 새로 세워졌다. 지난달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실내투어 대회에서 2m36으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을 반년 만에 경신한 우상혁은 이날도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이 첫 도전에 나선 2m15를 생략하고 2m20부터 시작한 우상혁은 1차 만에 이를 가뿐히 넘으며 몸을 풀었다.
한국 육상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이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에서 바를 넘고 있다. 베오그라드=AP 뉴시스
베오그라드와 한국의 시차는 8시간이었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가 넘어 끝나 한국 팬들은 저녁에 우상혁이 금메달을 획득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상혁의 표현대로 이날이 정말 ‘행복한 밤’이 됐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