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이 20일(어제) ‘용산 집무실 시대’를 열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부동산시장에도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이전 대상지인 용산구 일대와 현재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종로구 일대 부동산 시장은 술렁이고 있다.
용산구는 집무실과 공관이 자리하면서 각종 개발 규제를 받게 될 지역과 용산구에 집중될 각종 사무실 및 주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 간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종로구에서는 청와대와 인접해 있어 수십 년간 계속돼온 이중삼중의 개발규제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희비가 엇갈길 용산구…동서 간 개발격차 해소도 기대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청사(가운데). 2022.3.20/뉴스1 © News1
반면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동부이촌동과 노후 아파트나 단독주택이 밀집한 이태원동, 재건축 추진이 한창인 한남동 등도 재건축이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 공관원들이 일대로 몰려들 경우 고급 주택 수요가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용산구는 경부선 철도가 동서로 크게 나뉘며 지역특성이 조금 다르다. 동쪽은 한남동과 한강로동, 동부이촌동, 서빙고동, 이태원 등이다. 재벌가 주택부터 유엔빌리지, 한남더힐 등과 같은 고가 주택이 밀집해 있다. 반면 서쪽에는 청파동과 효창동, 용문동, 후암동, 남영동 등 노후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들이다.
용산 집무실 시대가 열리면 용산구의 오랜 숙제인 동서 양측 간 불균형 개발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개발여지가 많은 서쪽지역에 대한 개발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용산 집무실 시대’가 열리면 용산공원 조성 등에 속도가 높여질 수 있다”며 “외국 공관원을 포함해 고급 주택 수요가 용산 일대로 몰리고,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용산구 서쪽지역에 대한 개발 수요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개발 규제 완화 기대감 넘치는 종로구
한편 이번 발표에 종로구 일대 지역은 크게 환호하는 분위기다. 현재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지역은 옥인동·창성동·통의동 등 서촌 일대와 삼청동·가회동 등 북촌 일대, 청운효자동·부암동 등이다. 이들 지역은 모두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아오고 있다. 후보지 가운데 하나였던 광화문 일대도 대부분 종로구 관할지역이다. 따라서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게 되면 개발규제가 완화되고, 주변지역 일대 정비사업도 크게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각종 정치적인 집회 등으로 주말마다 겪었던 각종 소음 공해 등 생활불편이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
경력 30년차인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O모 씨는 “주요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출퇴근이 편리한 도심지역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다”며 “‘용산 집무실 시대’가 시작되면 그동안 엄격한 개발규제를 받아왔던 종로구 일대에 대한 부동산 개발사업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