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전세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도입한 규제를 정상화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당선인도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대출 규제 완화를 공약한 바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한다. 전세자금 대출 한도와 신청 가능 시기를 늘리고 부부합산 1주택자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을 해제한다.
우리은행은 임대차(전세)계약 갱신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현행 ‘갱신 시 증액된 임차보증금(전셋값) 범위 이내’에서 ‘갱신 계약서상 임차보증금의 80% 이내’로 변경한다.
또한 부부합산 1주택자의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을 해제한다. 대상 상품은 아이터치 전세론, 우리WON 전세대출, 우리스마트전세론이다. 이전까지 1주택자는 은행 창구에서만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완화해 금융지원 불안을 해소하고 전·월세 시장의 정상화에 기여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을 포함한 국내 17개 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고자 전세대출 조이기를 시행해왔다. 전세계약 갱신 시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분까지로 제한하고 잔금 지급일 이전까지만 대출 신청이 가능하게 했다. 1주택자의 비대면 대출도 중단했다.
5개월 만에 대출규제를 완화한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앞서 중단해온 1주택자의 비대면 전세대출을 11일부터 재개했다.
대출 문턱 낮추기는 새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와도 흐름이 같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대출 규제 완화를 공약했다. 윤 당선인의 공약에는 청년·신혼부부 등의 주거 상향 이동을 위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 최대 80% 인상과 전세대출 지원 등이 포함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