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후 이력을 등록한 입국자에 한해 자가 격리가 면제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맘 놓고 해외를 방문하겠다는 움직임과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해외입국자 가운데 격리 면제 대상은 백신 2차 접종 후 14~180일 이내인 경우와 3차 접종자이다. 2차 접종 후 돌파감염된 경우에도 접종 완료자로 인정한다. 21일 이전 기존 입국자에게도 자가격리 소급적용이 가능하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20만9169명으로, 1주 전 월요일인 14일 30만9790명보다 10만621명 줄었다. 월요일 기준으로 10주 만에 증가세가 처음 꺾였다.
이런 가운데 격리 부담 없이 해외 여행을 갈 생각에 들뜬 시민들의 반응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해외여행을 마지막으로 다녀온 지 2년이 훌쩍 지났다. 여행지 식당에서 맥주 한잔 하며 행인들을 구경하는 게 너무 그립다”며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로 출장을 다녀온 유모씨(28)는 “출장을 간 김에 여행하다 오고 싶었는데 자가격리 기간을 생각해서 일찍 올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 해외 가는 부담이 줄어서 좋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어 “지금은 해외보다 한국이 더 위험해서 해외입국자를 단속하는 건 의미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폭등으로 항공 운임이 상승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항공사들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발표된 주요 노선의 유류세 평균 인상률은 40~50% 선이다.
이스탄불 왕복행 티켓을 예매했다는 한 여행 커뮤니티 이용자는 “2주 전쯤 예매할 때는 40만원에 했는데 오늘 친구가 같이 가려고 확인하니 67만원이 돼있다”며 “갑자기 오르니 더 패닉이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항공사에서 할인항공권을 안 팔더라. 운항 편수도 줄어서 울며 겨자 먹기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계속되는 확진자 발생과 오미크론의 변이에 대한 우려로 여행 욕심을 잠시 접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중 BA.2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고, 최근 신속항원검사로 확진을 인정하는 등 유행 정점까지 기간이 지연되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스텔스 오미크론의 위험도에 대해선 “현재까지 양상이나 외국의 분석 자료를 보면 현재의 오미크론보다 더 위험해진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며 “오미크론 아류격으로 변종이 나타나도 위험도 자체가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0개월 된 아이를 포함한 세 가족이 모두 확진됐던 전모씨(39)는 “예전 같으면 당장 계획을 짰겠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 ‘여행 가도 되나’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너무 여행이 가고 싶은데 해외에서 감염되면 혹시 위급한 상황이 돼도 치료를 제대로 못 받거나 양성이라 귀국도 맘대로 못하는 상황이 될까봐 더 기다리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외국 검사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느슨하다고 들어서 솔직히 걱정된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또 어쩌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행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개인 여행과 업무 출장이 앞으로 많이 늘어날 것 같다”며 “아직 외국 현지에서 확진되면 음성이 나올 때까지 비행기를 못 타니까 신중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