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공식 발표한 2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일대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3.20/뉴스1 © News1
청와대는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이전 계획에 대해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와 합참, 대통령 집무실과 경호처 등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장관회의 결과를 알리는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대선 때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한 바 있어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린다는 뜻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특히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안보 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의 갑작스런 이전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이전이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청와대를 중심으로 설정된 대공 방어 체계를 조정하는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고도 했다.
박 수석은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며 “국방부와 합참 관련 기관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림 없이 임무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 측은 2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집무실 이전 비용으로 필요한 예비비 사용안 처리를 요청했지만 이 또한 보류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내일 상정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언제든지 협의가 잘 되면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 정부 교체기에 안보가 가장 취약했다”며 “4월 중에는 북한의 연례적 행사가 예정돼 있고 올해 들어서만 10번째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흐름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4월 중 한미 간 연례적 훈련 행사도 있어 이 시기가 한반도 안보에 있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