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이미지 분석]‘비호감’ 체감도, 실제인식보다 높아
대기업에 대한 국민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대기업들은 국민의 시선이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스스로 국민들의 ‘비호감’을 과대 체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보는 ‘2022년 기업 인식 조사’와는 별개로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 기업(금융사, 공기업 제외)을 대상으로 국민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기업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조사했다. ‘국민들이 대체로 대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절반 가까이(46.6%)가 “매우 부정적” 또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매우 긍정적” 또는 “다소 긍정적”이란 답변은 30.0%에 그쳤다. 실제로는 기업에 대해 ‘비호감’보다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데도 기업 스스로는 비호감일 것으로 인식하는 셈이다.
설문에 응한 A사는 “기업이 성장이나 수익을 늘리기 위해 하는 의사결정을 (오너 일가의) 사적 이익 추구 행위로 왜곡해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고 했다. B사는 “민간 경제에 대한 정부 영향력이 과대해 기업이 정부의 특혜나 정경유착에 의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국민적 감정이 생겨났다”고 했다.
국민들의 인식이 기업 경영활동에 실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84.3%에 달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이런 인식이 ‘해당 기업 제품 및 서비스 구매’와 ‘인재 채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도 각각 90%에 달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