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신속하게” (expeditiously) 대응해야만 한다며 평소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밝혔다. 연준이 그동안 고수했던 금리인상폭 2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를 넘겨 50bp씩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리 0.25%포인트 넘게 올릴 수도”
파월 연준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콘퍼런스에 참석해 “고용시장이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스탠스(입지)를 더 중립적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신속하게(expeditiously) 대응할 필요가 분명하게 있다”며 “이후 추가적인 물가 안정이 요구된다면 좀 더 제한적 수준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OMC가 공개한 점도표(금리전망표)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제로수준(0~0.25%)이었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 1.9%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남은 6차례 FOMC에서 매번 25bp씩 인상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50bp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선물시장은 5월 FOMC에서 금리가 50bp 오를 확률을 60.7%로 가격에 반영했다. 파월 의장의 이번 연설 내용이 공개되기 전에 그 확률은 52% 수준이었다.
FOMC는 점도표에서 내년 말이면 금리가 2.8%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성장을 갉아 먹기 시작하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부분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는 중립금리는 2.25~2.5% 수준으로 중립 금리는 경제성장을 촉진하지도 저해하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침체 없이 연착륙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과도한 고용 수요가 있다”며 “원칙상 덜 완화적 통화정책은 실업률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고용시장의 압박을 낮추고 물가를 안정화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미 경제는 침체보다 연착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망은 벌써 무너졌다고 파월 의장은 인정했다. 그는 “이러한 전망이 계속해서 엇나가고 필요하다면 더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리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FOMC가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2024년 인플레이션은 2.3%로 내려가지만 실업률은 3.6%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향후 3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2%에 가깝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지만 역사상 전례는 많다고 그는 말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매우 강하고 더 긴축적 통화정책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