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에 대해 “내가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국민께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감수할 수 없다”며 굳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팀에 있는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김 전 본부장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회의 석상에서 “개인적으로는 나도 청와대 들어가서 편안하게 하고 싶다. 거기 들어가면 얼마나 좋으냐. 눈치 안 보고 내 마음대로 누가 뭐라 하는 사람 없고 나도 그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내 집무실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 국민이 내가 근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김 전 본부장은 이를 두고 “용산으로 가서 공원을 앞에 만들고 거기서 대통령 집무실을 국민이 마음대로 들어오셔서 쳐다보게 만들고 하는 것이 결국 대통령이 함부로 못 하게 하는 견제행위”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일부 참모가 집무실 이전 공사의 소음 등을 우려해 청와대에 1년 정도 머문 뒤 공사가 끝나고 입주하는 것을 윤 당선인에게 제안하자 “당선인은 본인이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국민께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감수할 수 없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열린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보 공백 있을 수 없는 얘기…합참에 공간 있어
김 전 본부장은 전날 청와대가 안보 위기를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예산 편성을 거부한 것에 대해 “안보 공백이 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반발했다.김 전 본부장은 “그때만 하더라도 국방부 청사가 합참으로 가면 합참이 바로 남태령으로 가는 거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보 공백이 걱정돼서 한 말”이라며 “그런데 합참, 국방부가 당분간 있다가 합참 청사가 다 지어지면 가는 거로 됐기 때문에 안보 공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시지휘소가 있는 남태령 지역에 합참 청사 건물을 지을 때까지 한 1, 2년 정도 같이 있다가 청사가 지어지면 그때 합참은 이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합참이 임시 거주할 현 합참 청사에 대해선 “전시작전권이 전환되면 연합사가 들어오는 것을 가정해 1.5배 내지 1.6배 정도 크게 지어 현재 3, 4개 층의 공백이 있다. 국방부가 들어가 임무 수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