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6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거리를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줄을 맞춰 걸어가고 있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들인 이들은 근처 숙소에서 합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동아일보DB
중국 상하이에 파견된 북한 여성노동자들과 담당 지배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를 위해 격리하던 중 갑자기 사라졌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들의 집단 탈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다롄의 한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중순 상하이의 의류회사에서 일하던 북조선 여성봉제공들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격리돼 있던 중 집단으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사라진 여성노동자들은 20명이며 관리·감독 책임자인 지배인도 함께 사라졌다. 이들을 고용한 중국회사 사장이 지배인에게 전화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숙소에 찾아갔다가 이들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종 뒤 한 달이 지나도록 사라진 사람들의 행방을 찾지 못하면서 북조선 측에서는 이들이 집단 탈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이들이 현재 동남아에 있는지, 이미 한국에 입국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북조선 영사관 측이 초비상상태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소식통도 “상하이에서 피복공장 봉제공으로 일하는 북조선 여성노동자들을 책임지고 나와 있던 지배인 간부가 여성노동자 20명을 통째로 데리고 사라졌다는 말을 단둥 북조선 대표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하이는 도시 규모가 크고 사람들이 번잡해 시내를 벗어나는 데 유리하지만 열차를 타든 버스를 타든 후커우(신분증 확인)를 보여줘야 열차표를 떼고 이동할 수 있다”면서 “북조선 노동자들과 지배인이 아직 잡혔다는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안내자를 앞세운 기획 탈북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