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만 오랜 기간 연구해 그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우리 시대 몸신’을 소개한다. 첫 회로 소개할 전문가는 ‘제주도 선인장’이라 불리는 제주도 백년초(百年草)를 발굴해 알리고 현재 백년초 박물관을 운영 중인 김제국 관장과 김근표 박물관 연구원이다. 김 관장은 백년초를 30년 동안 조사 연구해온 전문가다.》
백년초 박물관을 운영 중인 김제국 관장(오른쪽)과 김근표 박물관 연구원이 백년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 관장은 백년초를 30여 년 연구해온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흔히 백년초하면 외국에서 수입한 선인장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오리지널 백년초는 사실 1500년 전 제주도 해안에서 자라던 것을 말한다. 백년초(百年草)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00년 이상 자라며 100가지 병에 도움을 주는 식물이라는 뜻으로, 열매가 아닌 줄기와 잎을 말한다. 백년초는 300년 이상 사는 식물이다. 크기는 2∼6m까지 자라고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강하다. 특히 열매는 초록색을 띠다가 다 익은 사과색과 같은 붉은색으로 익는데 열매를 따지 않고 놓아두면 그 열매에서 또 다른 열매들이 무수히 나온다. 줄기의 가시가 길며 잔가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김제국 관장)
“중국 의학서적인 중약대사전에 따르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해독, 진통, 항산화작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 남쪽 해안 4곳과 서북쪽 해안 4곳에서 크고 작은 군락을 형성해 자생하는데, 그중 자연성이 잘 보전되어 있고 비교적 규모가 큰 곳은 서귀포와 애월 지역이다. 제주도 일부 지역에만 중점적으로 자생하는 백년초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약재로 널리 알려져 쓰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제주도민이 예전부터 사용하던 약재로서의 식용 백년초는 인후통 및 화상치료, 장염설사, 상처치료 지혈, 타박상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김근표 연구원)
“현재 백년초는 특허청에 식물특허를 받았다. 국제기탁기관에도 백년초를 기탁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선인장과 보라색 열매를 백년초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런 선인장과 보라색 열매는 멕시코에서 30여 년 전에 가져와 제주시 한림읍 월령지역에 심은 것이다. 외국산 선인장은 수명이 8, 9년 정도로 잔가시가 많다. 1, 2년 전에 생겨난 잎은 가지마다 누렇게 썩어가며 죽는다. 백년초를 수입 선인장과 혼돈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관심이 필요하다.”(김 연구원)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