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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 임부 공격하고 “가짜뉴스”…러 만행 고발한 기자들

입력 | 2022-03-22 16:43:00

러 폭격에 부상당한 만삭의 임부 9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구조요원들이 남부 마리우폴의 산부인과병원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은 만삭의 임부를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병원 폭격으로 최소 17명이 다치는 등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마리우폴=AP 뉴시스


러시아군의 포위와 폭격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처참한 상황을 고발한 AP통신 소속 두 기자의 취재기가 21일 공개돼 화제다. 우크라이나 영상 기자 므스티슬라프 체로느프와 사진 기자 에브제니이 말로레트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20일 간 죽어가는 마리우폴 시민과 무너져 가는 도시의 모습 등을 생생히 기록해 세상에 알렸다. 대부분의 통신 시설이 붕괴됐지만 쇼핑몰 인근에서 인터넷 신호를 잡는 방식으로 최소 1일 1회씩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특히 두 기자가 9일 취재한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 대피하는 임부의 사진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임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산부인과 병원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부상한 임신부가 계단을 걸어 피신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이들과 사람들이 병원 잔해에 깔려 있다”라며 이번 공격을 “잔혹 행위”라고 비난했다. 마리우폴=AP 뉴시스

러시아가 이를 ‘조작 보도’라고 주장하자 두 기자는 11일 다른 병원으로 대피한 임부를 다시 찾아갔다. 이 여성은 그 사이에 딸을 출산한 상태였다. 둘은 이 모녀의 모습까지 촬영해 러시아의 가짜뉴스 주장이야말로 가짜임을 고발했다.

마리우폴 시민 또한 둘의 취재를 적극 도왔다. 러시아군이 이들이 쫓아오자 우크라이나 군인이 이들을 황급히 차에 태워 탈출을 도왔다. 이 군인은 “끝까지 진실을 알려달라”며 당신들이 있어야 러시아의 만행을 고발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