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샷 매릴린’ 시리즈 중 하나 예술가가 쏜 총 맞은 것으로 유명 예술품 호가 역대 최고… 5월 경매
5월 미국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할 예정인 앤디 워홀의 1964년 작품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 크리스티 제공
미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앤디 워홀(사진)의 작품이 5월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다.
21일(현지 시간) 크리스티는 워홀의 1964년 작품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이 출품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는 작품 추정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가(asking price·판매자가 작품을 넘기길 원하는 가격)가 2억 달러(약 240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경매에 나온 예술 작품 호가 중 최고 기록이다.
경매가 아닌 거래로는 2017년 헤지펀드 사업가 케네스 그리핀이 같은 시리즈의 작품 ‘샷 오렌지 매릴린’을 최소 2억 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경매에서 호가 1억 달러로 시작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는 4억5000만 달러(약 5470억 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유명 배우 매릴린 먼로의 사진 위에 실크스크린 판화 기법으로 색을 덧입힌 것으로, 워홀의 대표작 중 하나다.
가로세로 91cm 사이즈인 이 작품은 1964년 워홀의 작업실을 방문한 한 예술가가 쏜 총에 맞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예술가가 워홀에게 ‘쏴도(shoot)’ 되느냐고 물은 것을 워홀이 ‘사진을 찍어도(shoot)’ 되느냐고 물은 것으로 착각해 허락하자 그림 위에 총을 쏘았다는 것이다. 총알이 관통해 수리한 2점을 포함한 총 5점의 작품이 ‘샷 매릴린’ 시리즈로 불린다.
‘샷 매릴린’ 시리즈는 할리우드 인기 스타였던 먼로를 주제로 한 것에다 이처럼 극적인 이야기가 얽혀 있어 그간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워홀의 잡지 ‘인터뷰’를 발행한 사업가 피터 브랜트가 1967년 ‘샷 블루 매릴린’을 5000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994년에는 그리스 선박 재벌 필리포스 니아르호스가 ‘샷 레드 매릴린’을 경매에서 36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2007년에는 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샷 터쿼이즈 매릴린’을 8000만 달러에 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영국 런던 테이트 미술관 등에서 전시됐다. 지난해 아만이 사망하자 경매에 나왔다. 현재는 ‘토마스 앤드 도리스 아만 재단’ 소유다. 재단 측은 작품 판매 수익금을 어린이 지원 등 자선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SJ는 이번 워홀 작품 경매가 최근 몇 달간 우크라이나 전쟁 등 변수에도 미술 시장이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해서 높은 관심을 이어갈 것인지 보여줄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워홀은 평생 8000여 점의 작품을 창작했다. 그의 작품은 최근 수년간 매년 약 200점이 경매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