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비난으로 후원 중단 사태 자숙 중이지만 여론 아직 냉담
말 한마디를 잘못했다가 두고두고 빚을 갚아야 할 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원하는 일명 슈퍼골프리그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풍을 맞은 필 미컬슨(52·미국·사진)이 결국 마스터스에도 불참한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등 해외 매체들은 다음 달 5일(대회 사전행사 포함 기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마스터스에 미컬슨이 출전하지 않는다고 22일 전했다.
앞서 슈퍼골프리그 창설에 앞장선 미컬슨은 선수들의 돈을 착취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뜯어고치는 지렛대로 삼겠다고 한 발언이 전해지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후원사들이 계약을 끝냈고, 미컬슨 재단이 주최해 오던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도 내년부터 재단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4년부터 미컬슨을 후원한 용품업체 캘러웨이도 후원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미컬슨은 2004년, 2006년, 2010년 마스터스 정상에 섰다. 마스터스에서 3회 이상 우승을 한 건 타이거 우즈(5회), 잭 니클라우스(6회) 등 8명뿐이다. 이번 대회 불참으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온 미컬슨의 27년 연속 출전 기록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1991년, 1993년 대회에도 출전한 미컬슨은 이번에 자신의 서른 번째 마스터스를 앞에 두고 있었다. 지난해 5월 PGA챔피언십에서 자신이 세웠던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50세 11개월 7일) 경신 도전도 당분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편 지난해 2월 교통사고 이후 재활 중인 우즈의 대회 참여 여부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최근 미국 주간지 피플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즈가 복귀 무대로 내년 마스터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