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집무실 이전’ 충돌] ‘안보 공백’ 논란… 쟁점마다 대립
새로운 정부에서 전격적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청와대 전경.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국방부 신청사)’ 이전 계획을 둘러싼 신구(新舊) 권력 간 충돌 양상이 첨예해지고 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안보 공백’을 이유로 반대 여론전에 나서자 윤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은 ‘새 정부 발목 잡기’라고 맞받아치는 등 주요 쟁점마다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靑 국가위기관리센터 이전 공방 가열
국방부와 합참, 해경을 비롯해 국내외 정부기관·시설과 유·무선 지휘통신망이 촘촘히 연결돼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 시설을 용산 집무실에 단기간에 이전, 구축할 수 없고 군사작전을 위주로 하는 국방부·합동참모본부의 지휘통제실(지하벙커)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휘통제통신(C4I) 시스템도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네트워크를 통째로 옮겨 새로 구축한 뒤 망을 안정화하는 데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출석해 ‘두 시스템이 전혀 다르지 않냐’는 홍영표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 대공방어체계 “강화해야” vs “현 수준 문제없어”
용산 집무실 일대의 대공방어체계 문제를 둘러싼 입장도 엇갈린다. 청와대와 여당은 현 수준의 대공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집무실 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선 방어 개념’이 적용되는 청와대 주변의 삼중사중의 대공방어망을 용산 일대에 갖춰야 하고 그 과정에서 추가 전력 배치, 비행공역 확대 등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일대엔 북한의 미사일·항공기·드론 등의 공격에 대비해 주요 고층빌딩과 인근 북악산에 각종 지대공 요격미사일이 대거 배치돼 있다.반면 인수위 측은 현 대공방어체계로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용산 일대에도 이미 이중삼중의 대공방어망이 갖춰져 있고, 레이더의 탐지 거리와 요격미사일의 사거리 확대 등 무기장비의 발달과 첨단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추가 전력을 배치하지 않고도 용산 집무실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전쟁지도부 ‘공존 리스크’ 논란
정부·여당 일각에선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가 같은 구역에 머무는 것은 ‘안보 리스크’를 자초한다고 지적한다. 유사시 적의 ‘최우선 타깃’이 돼 집중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에 인수위 측은 위기 시 대통령과 군 지휘부가 즉각 만나 신속한 대응을 지휘할 수 있어서 안보태세가 강화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방부·합참의 지하벙커는 북한의 어떤 재래식 공격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며 “정부·여당의 지적은 수긍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