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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양 D-48, 집무실 매듭 못푸는 文-尹

입력 | 2022-03-23 03:00:00

文 “軍 통수권자로서 책무 다할 것”… 尹측 “제대로 일할수 있게 도와달라”
신구권력, 집무실 이전 놓고 여론전… 靑 “협의 하자는 것, 반대는 아니다”
尹측 “靑뜻 알려주면 숙의” 여지남겨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당선인.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 군 통수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가 새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안보 공백’을 이유로 제동을 건 데 이어 이날은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을 49일 앞둔 이날까지도 신구 권력은 대통령 집무실 문제 등으로 얽힌 매듭을 풀지 못하고 대국민 여론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정에는 작은 공백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와 경제, 안전은 정부 교체기에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가 협력하며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과제이며 정부 이양의 핵심 업무”라고 했다. ‘정권 이양에 대한 협조 거부’라는 윤 당선인 측의 반발에 대해 문 대통령이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사전 조율 없이 20일 윤 당선인 집무실 이전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불쾌한 기류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청와대 패싱’이라는 것이다.

반면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명하신 것은 제대로 일하라는 엄중한 바람임을 잘 알고 있다. 저희는 일하고 싶다”고 했다. 집무실 이전에 대한 청와대의 제동으로 민생에 매진할 수 없다는 뜻이다. 청와대에 협조를 압박하는 발언이다.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현재 당선인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임기를 맞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을 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바라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과 청와대.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신구 권력은 정권 이양기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5개의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했고, 윤 당선인 측은 윤한홍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이 총출동해 문재인 정부의 안보 무능을 부각시켰다.

다만 양측 모두 갈등이 지속되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청와대는 ‘몽니’ 부리는 것으로 비치고, 윤 당선인 측은 ‘점령군’처럼 보이면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박 수석은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지점이 있으니 협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도 “청와대에서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 저희에게 별도로 전달해 주신다면 잘 숙의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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