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2.3.21/뉴스1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792일 만에 22일 지방자치단체 집계에 따라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게 됐다. 국민 5명 중 1명은 코로나19을 앓은 셈이다.
해외 국가에서는 인구의 20% 이상이 감염력을 가질 때 유행이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도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아직 불확실하다는 게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 의견이다.
특히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해 확진자가 더 늘고 유행은 오래갈 수 있다. 재감염될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유행에 영향을 줄 변수가 많아 앞으로 엔데믹(풍토병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해외 여러 나라에 비해 확진자 증가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 2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은 날이 첫 확진자 발생 748일만인 지난달 6일(0시 기준)이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로 확진자가 급속도로 불어났다. 누적 확진자는 지난달 21일 0시 기준 200만명, 지난달 28일과 이달 9일 각각 300만명과 500만명을 돌파했다. 100만명이 되는 데 748일이 걸렸지만 100만명이 1000만명이 되는 데는 4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 17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2만명을 기록하는 등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있다. 2021년 12월 31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63만821명이었던 데 비하면 올해 3개월 동안 930만5719명이 확진됐다.
전날(22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뉴스1
전문가들은 인구의 20%보다는 많은 25~30%가 감염돼야 유행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뉴스1>에 “인구의 25%가 감염된다면, 점차 감소세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구의 25~30%가 감염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이 유행 변수
해외에서 재유행 양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스텔스 오미크론(오미크론 BA.2) 확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 중인데 유행에 변수가 되리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내에서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의 검출률은 직전 주(3월 6~12일) 26.3%에서 지난주(3월 13~19일) 41.4%로 증가했다.
BA.2는 오미크론 변이인 BA.1과 비교해 전파력이 30% 강하고 세대기(선행 감염자 증상날에서 다음 감염자의 증상날까지 기간)도 0.5일 정도 빠르다. 다만 중증도와 백신 예방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정은경 청장은 “오미크론 BA.2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하는 정책 변화에 따라 유행 정점까지의 기간이 지연되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늘면서 환자 증가 우려를 하고 있다. 우리도 정점에서 내려가는 게 늦어질 수 있다”라며 “검토만 하지 말고, 국민 항체 조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면역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정점을 치고 내려올 상황은 올 텐데 그게 언제 올지도 중요하지만, 그때까지 인명 피해가 적어야 한다. 접종 후 면역도 떨어지니 감염될 수 있다. 오미크론의 감염 전파력으로 인해 이론적으로 집단면역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오미크론 감염자의 재감염률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며 “다만 새로운 변이 출현에 의한 면역 회피, 기존에 형성된 면역기능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는 매년 500만~1000만명을 감염시키는 질환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