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 설치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코로나특위) 위원인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3일 새 정부의 과학 방역에 대해 “빅데이터를 보면서 가자는 것이 과학 방역의 기본”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중환자 사망자 줄이기’를 해야 되는데, 실제로는 열심히 안 했다고 저희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많이 사용해 고생들을 많이 했는데, 일부 판단은 과학적 근거보단 정무적 판단이 있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할 때) ‘이건 감기다’, ‘이제는 풍토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섰다’는 메시지를 막 날리면서 굉장히 마음의 방역을 풀어버리고, 실제로 거리두기를 거의 다 풀어버렸다”며 “이런 판단들이 과학적이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공동취재단
정 교수는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것보단 “중환자로 가지 않게 만드는 ‘예방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경구약인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가 있고, 이부실드라는 항체치료제가 있는데 한 번 주사만 맞으면 끝난다”며 “이런 주사 치료제들을 고위험군만 선별적으로 지정을 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의 경우) 엄청나게 돌아가시지 않느냐”며 “우리 사회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는 걸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선 안 되지 않느냐. 그래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라는 것이다. (지금) 팍스로비드는 물량이 달리고, 라게브리오는 식약처에서 아직 허가도 안 하고 있고, 나머지 주사, 더 의학적인 주사에 대해선 아직도 검토 단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수급에 한계가 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선 “그래서 그 수급을 위해 노력을 배가 했어야 되는 것이다. 지금 생산하는 나라가 미국 아니냐. 미국과 관계를 더 계속 유지하면서 어떻게든 가서 약을 받아와야 된다”며 “최대한 노력을 해보는 것이 그게 국가가 해야 될 일”이라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동아일보DB
안 위원장이 백신 부작용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지금 바깥에 있는 많은 역학자들, 예방의학을 중심으로 자료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 자료가 왜 필요하냐 하면, 3차 백신을 다 맞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엄청나게 걸리지 않느냐. 우리 국민 중에 3차 백신을 마친 사람들의 항체가 얼마나 있는지 조사를 안 내놓고 있다. 그 조사를 봐야 4차 백신을 누구한테 놓을 것인지, 4차 백신 간격은 어떻게 할 것인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료를 다 공개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현 상황에서 중환자를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 그래도 의료 현장이 굉장히 힘든데, (환자들이) 입원을 못하고 있다”며 “일반 코로나, 비코로나 환자들에게서 많은 사망이 생기고 있지 않느냐. 이것은 (중환자 증가의) 간접적인 영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