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지난해 코빗 투자 이어 10대 그룹 최초로 직접 발행 추진 11번가-티맵-SK플래닛 등 활용땐 서비스 초반 이용자 확보 쉬울 듯
SK텔레콤에서 분할해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가 이르면 연내에 자체 암호화폐 발행에 나선다. SK텔레콤 등과 협력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신사업에 나서면서 10대 그룹 최초로 암호화폐 발행까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최근 암호화폐 사업 등을 담당하는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 운영에 들어갔다. SK그룹의 다양한 계열사와 함께 암호화폐·블록체인 사업에 속력을 내면서 이르면 연내에 자체 암호화폐를 내놓는 것이 목표다.
암호화폐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최근에는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면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이 각광을 받는 상황.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분할 출범 이후 첫 투자로도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낙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SK스퀘어는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보유한 서비스와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신규 사업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 사용자가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가상재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보유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자산을 NFT 거래 마켓 안에서 간편하게 구매하고 소장하게 할 수도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달 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이프랜드에 새로운 경제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스퀘어 자회사와 관계사를 활용해 자체 암호화폐 이용자 기반을 늘리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11번가(이커머스),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SK플래닛(포인트·멤버십)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들 플랫폼을 활용하면 개별 서비스 분야 기반 암호화폐에 비해 수요를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쉽게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SK플래닛은 코빗과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사업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발굴과 실행에서 협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스퀘어 관계자는 “관계사들과 혁신적인 블록체인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암호화폐 발행과 관련해서는 구체화되는 시점에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