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첫 연설… “침공 쓰나미 막아달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일본 국회 화상연설(사진)에서 러시아의 원자력발전소 위협과 사린가스 공격 가능성을 강조하며 “잔인한 침공의 쓰나미를 막기 위해 러시아와 무역을 금지하고 기업들이 철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아시아 국가 연설은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일본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러시아를 압박했다. 아시아의 리더로서 전쟁을 멈추기 위해 움직여 줬다”며 “원조의 손을 내밀어 줘 감사하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과 세계에 있어서 중요하다.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느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원전을 공격한 데 대해 “러시아는 핵물질 처리장을 전장으로 바꿨다”고 비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이미 수천 명이 희생됐다. 러시아가 사린가스 등 화학무기 공격도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1945년 일본에 대한 원폭 투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및 이로 인한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1995년 옴 진리교 신자들의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일본 연설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등 주요 내각 인사들과 중·참의원 의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고 이들은 연설 뒤 기립박수를 쳤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