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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꿈의 배터리’ 韓·日 경쟁…전고체 전기車 “이르면 2025년”

입력 | 2022-03-24 06:12:00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복합소재를 사용한 전기차용 포스코 배터리팩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유일의 배터리 전시회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참여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2022.3.17/뉴스1 © News1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꿈의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2025년부터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간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화재 위험이 없어 안정적이면서 에너지 밀도도 높일 수 있다. 충전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안정성과 기능성을 바탕으로 기존 리튬 배터리를 대체할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2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135GWh로 70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는 최근 경기 수원 SDI 연구소에 6500㎡(약 2000평)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라인(시범생산설비)을 착공했다.

삼성SDI는 고체 전해질 설계와 합성에 성공해 전고체 전지 시제품을 만드는 등 기술 개발을 선도해왔다. 이번 시범생산을 거쳐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90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2배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지난 17일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전고체 배터리 생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오는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엔솔은 지난해엔 상온에서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 있는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도 개발했다.

SK온은 지난해 10월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솔리드 파워에 3000만달러(353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인터배터리 2022에서 “삼성이 조금 빨리 (시작)했다”며 “저희도 지금 (전고체 배터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국내 업체들보다 발빠르게 움직여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가장 앞선 곳은 도요타다. 도요타는 지난해 9월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량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25년엔 전고체 배터리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닛산은 2024년 일본 요코하마 공장 내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생산설비를 구축한 뒤 2028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량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혼다는 독자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1월 미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SES홀딩스와 협약을 맺고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더라도 리튬이온 배터리를 단기간 내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NE리서치가 예측한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135GWh)는 전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 3254GWh의 4% 수준에 그친다.

이는 전고체 배터리가 2030년 안팎으로 출시돼 시장에 안착하는 동안 리튬이온 배터리 역시 에너지 밀도, 수명, 충전속도 등 성능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 문제 등 단점을 얼마나 빠르게 극복하는지가 대체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