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군 포격을 카메라에 담던 중 로켓포 공격을 받고 숨진 러시아 기자 옥사나 불리나. CPJ가 성명과 함께 게시한 인사이더 유튜브 보도화면 갈무리 사진
러시아 독립 언론매체 인사이더 편집장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의 잔혹한 포격을 취재하다 러군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인사이더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고(故) 옥사나 불리나 기자는 키이우 포딜스키 디스트릭트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을 촬영하다 로켓포를 맞고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선 다른 민간인도 피해를 입었는데, 옥사나와 동행한 다른 2명은 다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매체는 “옥사나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의 주거 지역 무차별 포격으로 인한 민간인 및 언론인 사망 등 전쟁 범죄를 취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매체 측 성명에는 옥사나의 정확한 사망 시점은 나오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매체 성명 발표 이후 그의 동료 기자들도 트위터를 통해 애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옥사나는 인사이더에 근무하기 전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세운 반부패재단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옥사나는 반부패재단이 러시아 정부의 극단주의 단체 목록에 오른 뒤엔 나라 밖에서 러시아 정부의 부패를 고발하는 보도를 계속해왔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쉬는 고인을 “용기 있고 정직하며, 훌륭한 언론인”이라고 칭했다. 그는 “옥사나는 늘 행동하는 사람이었고 우리를 도왔다”며 “그의 부재를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런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옥사나 바울리나의 사망으로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래 이번 전장에서 숨진 언론인 수는 5명으로 늘었다고 언론인보호위원회(CPJ) 및 언론자유 활동가들은 전했다.
이달 초 키이우 TV 타워 포격 당시 숨진 우크라이나 촬영기자 예브헤니 사쿤을 시작으로, 지난 13일에는 영화제작자 브렌드 르나우드가 키이우 외곽에서, 이튿날엔 폭스뉴스 직원 올렛산드라 쿠브쉬노바와 피에르 자크르즈웬스키가 희생됐다.
CPJ 유럽·중앙아시아 코디네이터 굴노자는 “고인의 죽음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말했다.
CPJ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당국은 모두 언론인과 민간인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언론사 관계자에 대한 공격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