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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폭발신 등 볼거리 풍성…日영화로 리메이크 된 ‘시그널’

입력 | 2022-03-24 13:15:00


일본 내각정보조사실(한국 국가정보원격) 고위관료와 운전기사가 차량 추락 사고로 사망한다. 그런데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다. 누군가 차량에 맹독성 가스를 주입했던 것. 두 사람은 추락 전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문제의 가스는 2001년 도쿄 도심에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에 쓰인 것과 같은 독극물로 밝혀진다. 정부는 당시 테러 조직은 모두 소탕됐고 가스도 전량 압수했다며 사건이 완전히 종결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과거 발표와 달리 20년 만에 같은 가스를 사용한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일본영화 ‘극장판 시그널’은 2016년 tvN에서 방영한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시그널’을 2시간 분량으로 영화화한 것이다. 2018년 일본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데 이어 이번엔 일본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로 제작됐다.

영화는 러닝타임 제약 탓에 드라마처럼 아동 유괴사건, 연쇄 살인사건 등 여러 미제사건을 촘촘히 다루진 못한다. 대신 맹독성 가스를 사용한 고위관료 연쇄 살인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데 온전히 집중한다. 현재의 미제사건수사팀 형사 사에구사(사카구치 켄타로)와 2009년의 형사 오야마(키타무라 카즈키)는 무전기로 현재의 정보와 과거의 정보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초월한 공조수사를 벌인다.

드라마는 범죄 수사, 현재와 과거 형사들의 깊은 인연을 보여주는 드라마를 두 축으로 이를 적절히 안배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영화는 시간 제약으로 주인공들의 인연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각기 다른 시공간에 있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무전기로 연결돼 미제 사건을 공조수사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각각의 캐릭터나 설정을 이해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영화는 버릴 건 버리는 대신 범죄수사물과 오락물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사에구사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차량 추격신, 총격신, 차량 추락 및 폭발신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액션에 방점을 찍고 한 사건에 집중해 원작을 변주한 만큼 드라마 팬들은 새로운 확장판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작곡에 참여한 영화 주제곡 ‘Film Out’도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31일 개봉.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