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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자 62% 급증…채팅 통한 만남 많아

입력 | 2022-03-24 13:39:00

여가부 2020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분석
성범죄자 2607명, 2019년 대비 5.3% 감소
채팅 만남 16%, 선생님 14%, 가족 및 친척 11%



동아일보 DB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제작 범죄가 1년 새 6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아동·청소년 성범죄 건수는 감소 추세지만 ‘n번방’과 유사한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2020년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로 신상정보가 등록된 가해자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다. 그 해 유죄가 확정된 성범죄자는 2607명으로 전년 대비 5.3%, 피해자(3397명)는 6.2% 줄었다.

발생 건수가 가장 늘어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성착취물 제작이다. 가해자는 2019년 63명에서 2020년 103명으로 61.9%, 피해자는 같은 기간 93명에서 167명으로 79.6% 급증했다. 이 같은 성적 이미지가 제작되는 방법은 가해자에 의한 촬영 및 제작이 74.2%로 가장 많았다. 이 중 72.3%는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은 촬영이었다.

디지털 성범죄의 가해자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성착취물 제작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2016년 30.8세, 2018년 25.1세, 지난해엔 24.4세로 나타났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 촬영 가해자 연령도 같은 기간 28.0세→27.3세→24.7세로 낮아졌다.

이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형량은 크게 늘었다. 성착취물 제작 가해자의 평균 형량은 2014년 16.7개월에서 2020년 39.7개월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징역형 선고 비율은 2.0%에서 53.9%로 크게 올랐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피해는 지인 관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다. 가해자를 분류해 보면 인터넷 채팅 등으로 알게 된 사람이 16.0%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선생님(14.0%), 가족 및 친척(11.0%), 애인 및 이성친구(5.0%) 순이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피해를 당한 경우는 30.1%였다.

전체 범죄자의 평균 연령은 34.2세로 조사됐다. 성범죄 유형별로는 강제추행 가해자가 41.8세, 성매수 34.9세, 강간 27.1세, 성매매 강요 19.3세였다. 피해자의 28.2%는 13세 미만이었고, 평균 연령은 14.0세였다. 피해 아동·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2017년 14.6세에서 2020년 14.0세로 낮아졌다.

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49.3%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징역형은 38.9%, 벌금형은 11.0%였다. 성매매 강요와 강간은 징역형 비율이 각각 68.4%와 67.2%로 높았지만 성매수(17.3%),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17.8%)은 징역형을 받는 비율이 낮았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온라인을 매개로 시작된 디지털 성범죄가 오프라인 성범죄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온라인상 그루밍(길들이기) 범죄 처벌 근거와 경찰의 위장 수사 특례가 마련된 만큼 관계부처와 협의해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성범죄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