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2020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분석 성범죄자 2607명, 2019년 대비 5.3% 감소 채팅 만남 16%, 선생님 14%, 가족 및 친척 11%
동아일보 DB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제작 범죄가 1년 새 6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아동·청소년 성범죄 건수는 감소 추세지만 ‘n번방’과 유사한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2020년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로 신상정보가 등록된 가해자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다. 그 해 유죄가 확정된 성범죄자는 2607명으로 전년 대비 5.3%, 피해자(3397명)는 6.2% 줄었다.
발생 건수가 가장 늘어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성착취물 제작이다. 가해자는 2019년 63명에서 2020년 103명으로 61.9%, 피해자는 같은 기간 93명에서 167명으로 79.6% 급증했다. 이 같은 성적 이미지가 제작되는 방법은 가해자에 의한 촬영 및 제작이 74.2%로 가장 많았다. 이 중 72.3%는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은 촬영이었다.
이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형량은 크게 늘었다. 성착취물 제작 가해자의 평균 형량은 2014년 16.7개월에서 2020년 39.7개월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징역형 선고 비율은 2.0%에서 53.9%로 크게 올랐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피해는 지인 관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다. 가해자를 분류해 보면 인터넷 채팅 등으로 알게 된 사람이 16.0%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선생님(14.0%), 가족 및 친척(11.0%), 애인 및 이성친구(5.0%) 순이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피해를 당한 경우는 30.1%였다.
전체 범죄자의 평균 연령은 34.2세로 조사됐다. 성범죄 유형별로는 강제추행 가해자가 41.8세, 성매수 34.9세, 강간 27.1세, 성매매 강요 19.3세였다. 피해자의 28.2%는 13세 미만이었고, 평균 연령은 14.0세였다. 피해 아동·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2017년 14.6세에서 2020년 14.0세로 낮아졌다.
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49.3%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징역형은 38.9%, 벌금형은 11.0%였다. 성매매 강요와 강간은 징역형 비율이 각각 68.4%와 67.2%로 높았지만 성매수(17.3%),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17.8%)은 징역형을 받는 비율이 낮았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