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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식탁을 물들이다

입력 | 2022-03-25 03:00:00

마이센


달래, 냉이, 두릅, 바지락, 키조개….

듣기만 해도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제철 식재료다. 지난 2년간 우리 생활 대부분이 집 안으로, 온라인 속으로 들어오는 동안 바깥의 계절을 느끼는 감각은 무뎌졌다. 봄기운 가득 담긴 제철 음식을 손수 빚어먹으며 미각뿐 아니라 시각, 후각, 촉각을 모두 자극해보는 건 어떨까.

이때 정겹고 소박한 음식도 정성스러운 플레이팅을 곁들이면 특별한 식탁을 완성할 수 있다. 깔끔하고 정제된 식기로 음식을 돋보이게 하거나, 알록달록 화려한 식기로 풍성한 분위기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집밥과 홈파티가 늘어난 만큼 밥그릇 하나, 수저 하나 고르는 사람들의 안목도 크게 높아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 1일∼3월 15일) 수입 식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는 식기 브랜드 구색을 넓히며 제품 선택 폭을 늘려주고 있다.

예쁜 접시에 소복이 담은 제철 반찬을 음미하며 이번 봄은 바깥의 계절을 누려볼 때다. 한식만을 위해 디자인된 로얄코펜하겐 국그릇부터 보는 것만으로도 봄기운 흠뻑인 웨지우드 접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 없는 딥티크 컵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은은한꽃잎이 그릇 위에 살포시

우리집을 파인다이닝처럼


국내 제철 식재료라고 해서 꼭 한식을 조리하란 법도, 한식기에 담아 내란 법도 없다. 더덕구이부터 냉이파스타까지 두루 예쁜 그릇에 담아본다면 파인다이닝에 버금가는 집밥을 즐길 수 있다.




은은한 접시에 푸릇한 봄나물 담기


올해로 247년을 맞은 ‘로얄코펜하겐’은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다. 뿌리는 유럽이지만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한식기 컬렉션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한국 식문화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거쳐 브랜드 고유의 패턴을 한식에 맞췄다. 굽의 높낮이, 볼 입구의 넓이와 각도를 적절히 변형해 밥그릇, 국그릇, 반찬 그릇 등 7개 라인으로 제작했다.

‘블루 하프 레이스 한식기’가 대표적이다. 한국 음식의 맛과 정갈한 담음새가 돋보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장인이 손수 제작했다. 그중에서도 한식 오발 딥볼은 반상 차림이 주요한 한식 문화를 고려해 개인마다 사용하는 물김치 그릇으로 고안됐다. 간단한 샐러드를 담기에도 적합한 크기로 한식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이나 홍시 등 디저트와도 잘 어울린다.

덴비 ‘모더스코랄 스몰플레이트’

영국 테이블웨어 브랜드 덴비는 요리를 뒷받침하는 은은한 색감으로 유명하다. 1809년 영국 스톤웨어의 본고장인 더비셔에서 탄생했으며 제품 원재료 수급과 제조, 포장 모두 오직 현지에서 이뤄진다. 그중 프리미엄 컬렉션인 ‘모더스’는 은은하고 세련된 색감 덕에 한식과 궁합이 좋은 라인이다. 원석 색감 위 파도가 지나간 흔적을 표현했다. 문스톤 옴브레를 비롯해 4개 디자인이 있으며, 그중 모더스 코랄은 부드러운 색감으로 식탁에 따뜻함과 안정감을 제공한다.




보기만 해도 봄 느낌 물씬


웨지우드 ‘와일드 스트로베리 접시’

영국 여왕의 테이블웨어인 웨지우드는 식탁 위에 올려두기만 해도 봄바람이 분다. 특히 야생화 정원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와일드 스트로베리’ 라인은 특유의 산뜻한 꽃장식 덕에 봄기운을 배가한다. 한식구성은 물론 디너 정찬부터 애프터눈 티파티, 브런치까지 두루 어울린다. 고급 원료인 소뼈의 재를 넣어 만든 까닭에 일반 도자기와 달리 얇지만 더욱 튼튼하며 투광성이 있다. 8각형 접시부터 밥공기, 찬기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세계 3대 도자기’로 꼽히는 독일 명품 브랜드 ‘마이센’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자기 회사로 1710년 탄생했다. 당시 폴란드 왕이자 ‘강건 왕(King the strong)’이라 불렸던 아우구스투스 2세(1670∼1733)가 마이센 지역에 도자기 공방을 세운 것이 시초다. 푸른색 긴 칼 두 개가 교차하는 로고로 대표되며 섬세한 꽃 그림이 특징이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 내 테이블웨어 편집샵 ‘르쁠라H’에서 구매 가능하다.

이탈리아 명품 식기 브랜드 지노리1735 역시 화사한 색과 패턴이 봄을 닮았다. 아카디아 라인은 ‘무한한 상상의 땅’이라는 콘셉트 아래 환상적인 생물들로 가득 채웠다. ‘아카디아 차저 플레이트’는 아쿠아마린 색상으로 단번에 눈길을 끈다. 접시에 수놓은 식물과 나비는 마치 봄 풍경을 집 안 주방으로 끌어다놓는 듯하다. 국내에서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서 판매된다.




오브제로도 손색없는 이색 디자인 식기


딥티크 ‘바질 플레이트&플래터’

식기는 식탁 위뿐 아니라 장식장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색 디자인 식기는 식사가 끝나면 거실 찬장에 올려둠으로써 인테리어에 고급스러움을 보탤 수 있다.

블랙앤화이트를 콘셉트로 잡은 딥티크 식기는 경쾌한 인테리어를 연출하는 데 손색없다.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는 원래 리빙 제품으로 시작했다. 1961년 예술가 3명이 파리 생제르망 거리에 식기, 오브제를 판매하는 편집숍을 낸 것이 시초다. 그중 ‘바질 플레이트 앤 플래터’는 창립자 크리스티앙이 바질 패턴을 재해석한 제품이다. 프랑스 리모주 지방 도자기 장인들이 직접 수공예로 만든다. 이외 한정판 ‘르 그랑 투어 플레이트’ 등 제품을 딥티크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에서 국내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다

레 오토만 ‘데코레이티브 타이거 플레이트’

이탈리아 브랜드 ‘레 오토만’은 이국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패턴 덕에 집 안에 봄을 끌어들이는 데 제격이다. 중앙아시아와 중동 문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정교한 패턴과 화려한 색상으로 표현됐다. 그중 눈에 띄는 라인은 야생동물에서 영감을 받은 ‘데코레이티브 플레이트’ 컬렉션이다. 타이거 플레이트는 호랑이와 야자수 패턴을, 엘리펀트 플레이트는 코끼리가 줄지어 행진하는 그림을 수작업으로 담아냈다.

버얼리는 170년 된 영국 티웨어 브랜드지만 반찬을 담거나 장식 소품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없다. 전통적인 블루-화이트 패턴부터 현대적이고 캐주얼한 패턴까지 폭넓은 디자인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히비스커스 라인은 버얼리를 대표하는 패턴이다. 인디고 블루 색상을 사용해 히비스커스 꽃잎과 이파리를 화려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스몰 사이즈 플레이트의 경우 개인 접시 또는 찬기로 좋을 뿐 아니라 찬장에 진열 시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끔 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