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70)이 약 5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육성으로 목소리를 냈다.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며 건강상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많이 염려를 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며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응해주신 삼성병원 의료진,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만남 등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경 삼성서울병원 본관 앞은 박 전 대통령을 맞이하려는 인파와 취재진이 뒤섞여 혼잡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와 유튜버 40여 명은 이른 시간부터 병원 앞에 집결해 직접 준비한 태극기를 흔들거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하고 있었다. 붉은색 외투를 입은 중년 남성이 영상을 찍으며 “윤석열은 내란범죄자” 등 구호를 외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면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병원에 접근하려는 사람들을 검문하는 등 삼엄히 경계했다.
지난해 12월 말 특별사면 이후에도 입원 치료를 받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8시 반경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남색 더블코트를 입고 베이지색 마스크를 착용한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 “고생하셨습니다” 등을 연호하는 지지자들 보고 밝게 웃어보였다. 박근혜 정부 인사들과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목례를 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왼쪽에는 측근 유영하 변호사가 동행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님” 등 구호를 연호했다. 취재진 앞에서 답변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준비된 검은색 승용차에 탑승해 곧장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에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4일 서울삼성병원에서 퇴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이 인사하고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묘역 앞에 선 박 전 대통령은 분향을 한 뒤 잠시 묵념했다. 약 3분 동안의 참배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타고 온 차량에 다시 탑승해 곧장 대구 달성군에 마련한 사저로 향했다. 묘역을 빠져나가는 박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지지자들은 “박근혜”, “박정희”를 연신 외치며 손을 흔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