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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에 주장 전달” 통의동 집회 몸살

입력 | 2022-03-25 03:00:00

尹당선인 집무실 주변 연일 집회
청와대 1인 시위대도 옮겨와… 청계광장 집회후 통의동 행진도
인근 주민들 “길 막혀 불편” 호소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맞은편에서 시위대가 피켓과 플래카드 등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남측 인도에서는 자동차매매사업조합 소속 80여 명이 모인 집회가 열렸다. 전날 같은 장소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과거에는 집회가 거의 열리지 않던 이곳에서 최근 시위가 잇따르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이 지척에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있는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과 직선으로 100m가 채 안 된다.
○ “당선인에게 목소리 전하겠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에 목소리를 전하고자 하는 집회 시위가 최근 통의동에서 집중적으로 열리고 있다. 인수위 사무실 건너편 고궁박물관 서쪽 인도에는 매일 1인 시위자 5, 6명이 요구사항을 적은 손팻말과 확성기 등을 든 채 주장을 펼치고 있다. 모두 인수위 설치 후 이곳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부당한 경찰 수사를 당했다는 임재건 씨(75)는 24일 “2020년부터 청와대 근처에서 1인 시위를 했는데 오늘부터는 여기서 할 생각”이라며 “당선인에게 억울한 사연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50대 자영업자는 “실질적으로 이제 권력이 인수위에 있는 것 같아 여기서 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윤 당선인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 ‘청계천→통의동’ 행진 코스로
시위대가 종로구 청계천 일대에서 집회를 연 다음 통의동 인수위 앞까지 행진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민들이 많은 곳에서 집회로 이목을 끈 뒤 인수위로 이동해 대통령 당선인에게 요구를 전하겠다는 취지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9일 오후 2시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약 200명이 참가한 집회를 연 뒤 통의동까지 4.8km가량을 행진했다. 같은 날 오후 1시에는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가 청계광장에서 50여 명 규모로 집회를 연 뒤 통의동까지 약 1km를 이동했다. 24일 오후에도 민노총 조합원들이 청계광장에서 통의동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참가 인원이 방역 지침상 허용된 인원(299명)을 넘겼다며 경찰이 불허해 행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 주민 상인은 불편 호소
통의동 주민과 상인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통의동의 한 중식당 사장은 “배달이 많은데 집회 때문에 오토바이가 다니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 씨(39)는 “날씨가 풀리면서 손님이 늘까 기대했는데, 시위로 주변이 어수선하다 보니 손님이 더 안 오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한 60대 주민은 “평소 운동하러 다니던 길이 시위로 자주 막힌다”고 했다.

경찰은 윤 당선인 일행과 시위대의 동선이 겹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비 인력 배치와 교통 통제 등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