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지 제때 못 내려받아 시험 차질 수험생 입시전략 세우기 어려워져 시교육청, 피해 학생수 집계도 못해
“한 문제라도 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고3 학생들이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응시하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된 학생을 위한 ‘전국연합학력평가 온라인 시스템’ 홈페이지가 오전 8시 40분 국어 시험 시작과 동시에 마비돼 2시간가량 먹통이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24일 치러진 3월 고등학교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격리 중인 재택 응시자들을 위한 홈페이지가 시험 시작과 동시에 마비됐다. 이날 학평은 전국 고등학생 95만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이날 코로나19 확진·격리 학생을 위한 ‘전국연합학력평가 온라인 시스템’ 홈페이지는 8시 40분 국어 시험 시작과 동시에 접속이 되지 않았다. 2교시 수학 시험 시작 시간인 10시 20분까지도 복구되지 못하다가 10시 50분경 정상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학평을 주관한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 확진·격리 학생이 늘어나면서 서버 접속이 폭증해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년별로 요일을 달리해 실시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 학년이 동시에 시험을 실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학평은 고3 수험생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구조로 치르는 첫 전국단위 시험이라는 점에서 입시 전략을 짜는 데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된다. 재택 응시 학생들은 성적 처리에서 제외되며 성적표도 제공되지 않지만 채점을 통해 정확한 자신의 성적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시험 시간에 맞춰 문제를 풀지 못하게 되면서 재택 응시한 수험생들은 진학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집에서 시험을 치른 한 고3 학생은 “실제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것처럼 아침부터 대기하고 있었는데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시간표대로 못 봐서 진짜 내 실력이라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피해 학생 수를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일 갑자기 코로나19 확진이 돼 재택 응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성적표가 나온 이후에야 성적이 산출된 학생 수와 접수 인원을 비교해 재택 응시 학생 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