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충돌] 신구권력 ‘인선 갈등’ 확전 양상 靑 ‘이창용 한은총재 후보 지명’에 尹 “새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靑 “황교안 대행도 마지막까지 인사”… 尹측 “우린 차기 결정되면 인사 안해”
“부동산 매매계약으로 치면 당선인은 대금을 다 지불한 상태다. 곧 들어가 살아야 하는데 (매도인이) 집을 고치는 것은 잘 안 하지 않나.”(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에 지명하면서 정권 이양기 대통령의 인사권을 둘러싼 양측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그러자 청와대는 “인사는 (현직) 대통령의 몫”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인사가 마치 당선인 측과 합의가 이뤄져야 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당선인께서도 대통령이 되셔서 임기 말까지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인사 권한을 임기까지 행사하면 되는 일”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마지막까지 인사를 했다”면서 “그만큼 (인사는) 임기 안에 주어진 (대통령의) 법적 권한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법적 의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참모는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나서 인사에 대해 협의를 하자는 것 아니냐”며 “차기 대통령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겠다는 선의를 수차례 보였음에도 우리가 마치 윤 당선인의 인사권을 빼앗는 것처럼 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윤 당선인 측은 임기 말 인사에 대해선 당선인의 뜻이 존중되는 게 ‘상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대선이 끝나고 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 정부가 새로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게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라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의 ‘매도인이 집 고치려는 격’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