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충돌]文, 신임 감사위원 1명 임명땐 4대 3 ‘과반’ 구도 尹측 “文정부에 대한 감사 막겠다는 의도 아니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양측이 사사건건 격돌하며 기 싸움을 벌이는 중심에는 현재 공석인 감사원 감사위원 2명의 인선 문제가 있다.
감사원의 의사결정 기구인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의 감사위원으로 이뤄진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의 감사 정책과 주요 감사 계획을 결정하며, 의결에는 재적 감사위원 과반(7명 기준 4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감사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따라 감사원의 색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신구 권력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이다.
현재 감사위원회 일곱 자리 가운데 최재해 감사원장과 4명의 감사위원 등 5명은 문 대통령이 임명했고, 두 자리는 공석이다.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의 요구대로 공석인 2명 중 1명을 문 대통령이 임명할 경우 감사위원 7명 중 친여 성향 위원이 4명으로 과반을 차지해 감사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문제시된 정책이나 공무원에 대한 감사 의제가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감사원을 배후 조종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에서 새 정부 출범 후 감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을 합법적으로 들어내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품고 있다. 양측이 감사위원 인선을 놓고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양측 간 대립이 계속될 경우 문 대통령이 감사위원에 더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감사위원의 임기는 4년이다. 최지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25일 예정된 감사원 업무보고와 관련해 “인수위 차원에서 감사원 독립성 위해를 지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