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중 폭발을 경험하고도 기어이 화성-17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성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25일 화성-17형 발사 성공 사실을 알렸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3일 화성-17형을 발사하라는 친필 명령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직접 발사 현장에 나갔다. 발사지는 평양 순안공항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순안공항 남쪽 도로에서 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발사 장면을 세세히 공개했다. 북한은 화성-17형임을 확인시켜주려는 듯 김 위원장이 근처에 서 있는 장면까지 노출시켰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길이를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김정은이 일부러 미사일 앞에 서서 사진 찍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상으로는 화성-17형 운용 인원은 25~26명으로 추정된다. 류성엽 위원은 “지휘차량이나 TEL(이동식 발사대)이 결합된 구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화성-17형을 처음 등장시켰던 2020년 10월10일 당시 공개됐던 이동식 발사대를 그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위원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에 동원된 321번 이동식 발사대로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화성-17형이 진화적 방식으로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화성포-17형 무기체계를 주체적 힘의 응결체로, 자력갱생의 창조물로, 공화국 전략무력의 핵심타격수단으로, 믿음직한 핵전쟁억제수단으로 완성시켜오셨다”고 표현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화성-17형이 기존 화성 시리즈의 진화에 따른 모델임을 표현한 것”이라며 “화성-12형, 백두엔진에 기초 14, 15, 17형으로 ICBM 능력 향상시키는 진화적 개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화성-17형 발사가 성공하기까지 고비도 있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에도 화성-17형을 발사했지만 사거리와 궤적을 숨겼다. 이에 따라 한때 이 미사일이 북극성-2형 등 기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랬던 북한은 결국 24일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25일 대대적으로 이 사실을 보도하며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표현했다.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발사요원들과 함께 자신만만하게 걸어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일각에서는 “마치 액션스타처럼 등장했다”는 평이 나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