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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장례위원장’ 박홍근에…이수정 “성폭력 2차 가해자가 대표?”

입력 | 2022-03-25 13:52:00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진공동취재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5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던 박홍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에 대해 “2차 가해자를?”이라며 반발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대 대선 때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었다.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페미니스트들, 성폭력 2차 가해자를 대표로? 역시”라고 짧게 적었다. 그러면서 박지현 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날 SBS 인터뷰와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을 캡처해 공유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 교수가 공유한 인터뷰 기사에서 박 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정치인으로서 성품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여성가족부 폐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 누리꾼은 댓글로 “그래놓고 새 원내대표로 박홍근을 뽑냐? 박원순 성추행을 독보적 업적, 사망 이유 불명 운운하며 장례위원장까지 한 자를”이라고 했다.

최근 민주당이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 박 위원장을 영입하는 등 이른바 이대녀(20대 여자) 공략에 나서고 있는 와중에 박 전 시장을 옹호했던 박홍근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는 2020년 7월 박 전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하며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당시 박 원내대표는 “피해를 호소해온 분도 고인의 죽음은 큰 충격일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하는 그 누구도 피해 호소인을 비난하거나 압박해 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기를 거듭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해 8월 박 전 시장의 49재 마지막 날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잘못이건 실수건 있는 그대로 대중으로부터 심판받았으면 한다”며 “고인이 평생 일궈온 독보적 업적도 있는 그대로 역사로부터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한편 박지현 위원장은 지난 1월 27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왜 여성 인권에 대해 같이 목소리 내온 여성 의원들이 박 전 시장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 명명했을까 많이 생각했다. 믿고 의지해온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을 너무 인정하기 힘들어서 믿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런 용어를 선택한 게 아닐까”라며 “민주당은 앞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약속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