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미크론 前까진 성적 우수… 누적 치명률, 美의 10분의 1 수준 최근 일주일 확진비율 세계 1위, 정부 “정점 지나… 고비 넘겼다 판단” 전문가 “낙관론 펴기엔 시기상조… 내달초 하루 사망 800명 갈수도” 먹는 치료제 46만명분 4월내 도입
25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085명, 신규 사망자는 393명으로 집게됐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길어지며 이른바 ‘K방역 실패론’이 제기되자 정부가 적극 반박에 나섰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우리 공동체가 정말 실패한 것입니까? 저는 온 국민들이 함께 이 방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인구 대비 확진율과 사망률, 누적 치명률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의 방역 상황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낙관론을 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 누적 성적은 최고, 오미크론 이후 ‘최악’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일주일(17∼23일) 인구 100만 명당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6.74명이다. 최근 사망률이 한국보다 높은 곳은 홍콩, 몬세라트, 리히텐슈타인, 브루나이뿐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7162.31명으로 이 사이트에서 통계를 집계하는 세계 230개국 중 1위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 전까지 우리 정부가 잘해온 건 의료진도 알고 국민도 안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최근 방역 상황이 최악인 것은 인정하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당국 “유행 정점 지나 감소 시작”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김 총리는 25일 “지난주에 비해 하루 확진자가 5만 명가량 적다.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고비를 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주 목요일 62만 명이 정점이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3만9514명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은 위중증 환자가 1100명 안팎에서 더 오르지 않는 것도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정부는 먹는 치료제 처방을 확대해 위중증, 사망 환자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25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국내에 도입되는 먹는 치료제가 총 46만 명분(화이자 ‘팍스로비드’ 36만 명분, 머크 ‘라게브리오’ 10만 명분)이라고 이날 밝혔다. 당국은 외국과 스와프(맞교환)를 통해 먹는 치료제를 더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먹는 치료제를 한 번 처방할 때마다 보고서를 써야 하는 등 복잡한 행정절차를 줄여 더 적극적인 처방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