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앞으로 개별 국가가 아닌 EU 차원에서 천연가스를 공동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대외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U 27개국 정상들은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가스와 수소, 액화천연가스(LNG)를 공동 구매·비축하기로 결정했다. 에너지 가격 상한제 도입은 불발됐다.
EU 정상들은 전날부터 잇따라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EU 정상회의에서 격렬한 토론을 거친 뒤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에 맞서 동맹국을 단합할 의도로 이 회의들에 참석했다.
이를 통해 가격 협상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U 회원국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그루지야), 몰도바, 서부 발칸 국가들도 가스 구매에 참여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또 겨울철을 대비해 충분한 용량을 미리 비축하기로 했다.
EU정상들은 현재 25% 수준인 비축량을 올해 11월까지 80%, 내년까지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뜻을 모았다.
무엇보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지정학적 문제 등으로 수급에 차질을 빚어 가격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EU는 천연가스의 40%, 원유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이날 유럽이 연말까지 LNG 150억㎥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럽은 2030년까지 매년 최소 약 500억㎥를 미국에서 들여오기로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