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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헌법학계의 태두’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입력 | 2022-03-26 14:13:00

헌법학자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동아DB


한국 헌법학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원로 헌법학자 김철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지병으로 26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3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생 때인 1948년 제헌헌법의 탄생을 지켜보며 법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1년 독일 뮌헨대에서 법학 석사를 받았다. 1967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법과대학원을 수료했고 1971년 서울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1962년 서울대 법대 전임강사로 강단에 섰고 이듬해 서울대 법대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1998년까지 40년 가까이 후학을 지도했다. 한국공법학회 회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서울대 법학연구소장, 국제헌법학회 세계학회 부회장,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교수 퇴임 후 제주 탐라대 총장과 명지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1993년 입헌주의와 법치주의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고인은 법대생의 필독서로 불리는 ‘헌법학 개론’을 비롯해 ‘헌법질서서론’, ‘헌법학’ 등 저서와 400편이 넘는 논문을 펴냈다. 1972년 지필한 ‘헌법학개론’에서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을 ‘현대판 군주제’라고 비판했다가 책을 전량 몰수당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1988년 헌법재판소 탄생은 사법부의 독립과 위헌법률 심사권 행사를 주장해온 고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된다.

유족으로 부인 서옥경 씨, 자녀 정화 수진 수영 수은 상진, 사위 박영룡 장영철 우남희, 며느리 김효영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마련됐다. 발인 28일 오전 8시. 02-3779-1918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