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WSJ, 美관료 인용 “단일목적 폐기” “극단적 상황시 핵대응 가능” 언급도 백악관, 보도 관련 코멘트 안 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러시아의 핵·생화학 공격 위협이 고조되면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핵 공격에만 핵무기로 대응한다는 ‘단일 목적(sole purpose)’ 정책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바이든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단일 목적 사용 방침을 폐기하고 핵 이외에 재래식 무기 등 기타 위협에도 핵무기를 사용하는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핵무기의 근본적 역할은 핵 억지’라는 내용을 조만간 발표 예정인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 목적’ 대신 ‘근본적 역할’로 표현을 변경해 핵무기 사용 가능 범위를 넓힌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또 “극단적 상황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대목을 명시해 적대국이 재래식,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이버공격을 가했을 경우까지 포함해 핵 대응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보도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세계 핵전쟁 위험을 낮춰야 한다며 단일 목적 원칙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해 12월 바이든 행정부가 핵 정책을 단일 목적으로 변경하는 논의에 착수한 뒤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은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6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 독트린’에 따르면 러시아는 적대국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먼저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