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우크라 침공 빌미삼은 반군지역 “러, 크림반도 병합 같은 수순” 관측
돈바스 위치도 - 구글 갈무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러시아 연방 가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추진하자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한국처럼 분단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자칭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은 27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에 “조만간 주민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지 못하자 러시아가 지배하는 지역을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둘로 쪼개려 한다”며 “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에 남북한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돈바스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LPR 독립을 승인한 뒤 이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삼았다. 2014년 러시아가 독립 찬성이 많이 나온 주민투표 결과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듯이 이번에도 같은 수순으로 돈바스를 장악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5일 러시아군은 “1단계 작전이 끝났다”며 돈바스를 해방시키는 데 집중하겠다고 선언했지만 25일 당일 우크라이나 2대 도시인 동부 하르키우의 병원과 핵연구 시설을 폭격했다.
AP통신은 러시아의 돈바스 관련 발표에 대해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으로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하겠다던 당초 목표를 접고 돈바스의 러시아 편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