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박범계 “법무부 보고서 변한거 없다”…인수위 업무보고 전운 고조

입력 | 2022-03-28 10:50:00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과 배치되는 내용 일부를 보고서에 담은 법무부가 수정 없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지휘권 폐지 반대를 중심으로 또 다시 파열음이 나올지 주목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29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보고서 및 설명자료 작성 등 실무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보고하려던 내용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미 준비했던 내용과 특별히 (달라진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인수위에서도 양식을 맞춰달라는 외에 내용적인 요청사항은 없었다”고 전했다.

법무부가 준비한 보고서에는 윤 당선인 공약인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예산 독립에 대해 각각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 문제, 입법 사안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직접수사 확대와 관련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박범계장관의 입장도 반영됐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경사항은 없다”며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수사지휘권 폐지와 관련해 인수위 업무보고에 ‘반대’ 이렇게 적어놓지 않았다”며 “(인수위에서) 들으실 만하게 부드럽게, 법무부 국실장들이 부드럽게 보고할 수 있게 표현을 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폐지 반대와 검찰 예산독립에 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법무부와 일정 부분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당선인이 검찰권한 확대를 수 차례 공언한 만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법무부를 장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박 장관의 태도를 문제삼아 업무보고를 한 차례 취소하는 등 인수위의 강경대응 기류도 아직 뚜렷하다. 29일 업무보고에서는 윤 당선인 공약과 배치되는 사안들을 놓고 인수위의 집중 추궁이 예상된다.

법무부 입장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현직 수장이자 국회의원 신분을 가진 박 장관의 의중을 법무부 실무자들이 정면으로 거스르기도 힘든 처지다.

법무부 업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안에서는 큰 마찰 없이 업무보고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당선인 취임 후 법무부 조직장악을 서두르기 위해선 무조건 각을 세우는 것보다 업무파악에 집중하는 것이 이득이란 분석도 있다. 다만 정권교체를 실감시키기 위해 일종의 ‘군기잡기’는 필요하다는 주장도 야권에서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