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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은 소주, 尹은 폭탄주 선호…만찬서 갈등 풀 ‘화합주’ 선보일까

입력 | 2022-03-28 17:36:00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일 오전 광주 서구 서창동 발산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떡국을 먹기 앞서 복분자주를 마시고 있다. 2017.1.1/뉴스1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부산 서구의 한 식당을 방문,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식사하던 중 시민이 권하는 소주를 받고 있다. 2021.7.27  부산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만찬 회동에 나서면서 테이블에 오를 주종(酒種)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상 초유의 신구 ‘권력 갈등’으로 역대 가장 늦은 상견례가 이뤄진 만큼, 만찬주를 기울이며 현안과 속내를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는 이날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함께 한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하며, 테이블에는 반주를 곁들일 수 있는 만찬주가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상에 오를 주종은 보안상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취향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만찬 도중 주변을 물리고 ‘독대’ 시간을 가질지도 관심사인데, 두 사람이 ‘소주’를 마시며 속내를 터놓는 그림을 기대하는 기류도 있다.

문 대통령이 선호하는 주종은 ‘소주’로 알려졌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이 낸 이력서에 따르면 주량은 소주 1병, 폭탄주 3~4잔 정도이다. 지난해 설 명절 선물로 제공한 주종도 경북 안동소주였다.

그는 술을 매개로 격의 없는 소통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 19대 대선 때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서 상인들과 소주 한잔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바 있는데, 1년 뒤 광화문 인근 호프집에서 시민들과 ‘맥주 한 잔’을 즐기며 약속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동고동락을 함께 한 참모들을 떠나보낼 때도 술잔을 기울이며 고별 만찬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문 대통령은 당시 퇴임한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전직 참모들을 관저로 불러 만찬을 가졌는데 당시 이들은 소주 각 1병씩을 도자기로 된 주전자에 담아 마셨다고 한다.

윤석열 당선인도 ‘애주가’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선호 주종은 백주(고량주)이며 맥주와 소주를 섞은 ‘폭탄주’나 막걸리도 분위기와 장소에 따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일정을 소화할 때마다 해당 지역의 대표 소주를 마셨던 일화가 대표적이다. 맥주는 테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6월 정계 입문 후 개설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의 주량을 ‘소주 1~2병’으로 소개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일주일에 폭탄주 100잔을 마셨다거나, 20대 시절에는 맥주를 한 번에 3만㏄를 마셨다는 ‘후일담’이 전해지기도 한다.

윤 당선인은 음식에 따라 주종을 고르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KBS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양장피는 소주랑 더 맞는 경우가 많다. 고량주는 금방 간다”고 했다. 또 “막걸리에는 김치전 같은 식물성 안주가 좋고, 소맥(소주·맥주)에는 치킨이 제일 좋다. 닭고기가 맥주랑 먹을 때 탈이 잘 안난다. 그래서 치맥은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한편 전직 대통령들도 각자 선호하는 주종으로 술을 즐겼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애주가’로 즐겨 마신 술의 종류도 양주부터 막걸리, 폭탄주까지 다양했다. 특히 막걸리와 양주를 즐겨마셨다고 전해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위스키를 좋아했으며 대통령직에 오른 뒤에는 위스키 대신 주로 와인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주량은 와인 반병 남짓이었으나 임기 말 스트레스가 심해 와인 한 병을 마셨다는 후문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만찬 중 건배주로 막걸리 등 우리 술을 주로 선호했다.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청와대 회동 당시에는 와인을 곁들인 한식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 시절 폭탄주를 즐겼으며 대통령 재임 중 청와대 행사 등 필요할 때만 자청해 폭탄주를 만든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당시 대통령에게 직접 보드카 폭탄주를 만들어 건네기도 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술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 전 대통령은 주량이 소주나 와인 두잔 남짓이었으나 술을 멀리했다고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은 한 잔도 마시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