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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승부처’ 경기지사 신경전 고조

입력 | 2022-03-28 20:04:00


6·1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여권의 경기지사 후보들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과 안민석 의원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경쟁자인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민주당이 28일 새로운물결을 향해 합당 논의를 공식 제안하면서 김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시흥에서 연이어 다섯 번 당선된 조 의원은 이날 경기도지사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조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해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도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조 의원은 출마선언에서도 이 전 지사를 수차례 언급하고 보도자료에선 자신을 ‘친(親)이재명계 좌장’이라고 소개하는 등 ‘이재명 마케팅’을 내세웠다.

아직 민주당 내에서 서울시장 도전을 공식 선언한 후보가 한 명도 없는 것과 달리 경기도지사는 치열한 내부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수원시장을 세 차례 지낸 염태영 전 시장은 가장 먼저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했고, 31일에는 안민석 의원이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17대 총선부터 경기 오산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한 안 의원도 ‘이재명 마케팅’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경기도를 지켜야 이재명과 문재인을 지킬 수 있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게 착한 선비보다는 강단 있고 돌파력 있는 이재명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안민석이 그러한 시대정신을 발휘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경기지사 후보들은 이 전 지사의 정치 행보에 대해서도 “제가 경기지사 후보가 되면 경기 시흥을에서 보궐선거가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다. 이 전 지사가 출마하시면 좋겠다”(조 의원) “8월 당권 도전해 당대표 된 뒤 2년 후 총선 출마”(안 의원) 등 제안을 쏟아냈다.

이들이 이 전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건 이 전 지사가 3·9대선 당시 경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앞서는 등 지역에서 여전히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전 지사와 가까운 인사들이 속속 출마에 나서고 있지만 이 전 지사는 아직까지 특정인 지원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이 전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대선 패배로 쉽지 않은 선거인만큼 이 전 지사가 지원에 나서면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란 요구가 많다”면서 “이 전 지사도 당의 요청이 있으면 필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의 합당 논의도 본격화됐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새로운물결을 향해 “양당의 통합 논의를 개시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의 합당 제안을 수용하는 입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전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41명은 이날 “송 전 대표가 오늘의 서울을 위해 봉사해 줄 적임자”라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앞서 류영진 부산진을 지역위원장 등 부산 지역위원장 3명은 전날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송 전 대표를 만나 부산시장 출마를 요청하기도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