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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마켓뷰]철강업계가 눈여겨봐야할 中전국인대 이슈

입력 | 2022-03-29 03:00:00

이태환 대신증권 책임연구원


이달 5일 중국 13기 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인대)가 열렸다. 전국인대는 중국에서 가장 큰 회의체로 중국의 한 해 경제 전반에 걸친 방향성이 제시된다. 철강업에 관심 많은 투자자라면 이 행사를 반드시 눈여겨봐야 한다. 철강업은 중국 부동산과 건설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 경제정책 방향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 전국인대에서 발표된 내용 중 철강업 투자자들이 관심 있게 봐야 할 사안은 △재정 및 통화 정책 △부동산 정책 △탄소중립 등 세 가지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막대한 재정 지원 정책을 예고했다. 전국인대 개막식에서 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5.0∼5.5%)의 최상단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부동산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재정 지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헝다그룹 파산 위기 이후 부진했던 중국 건설업과 철강 수요에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다.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덜 긴축적인 행보를 통해 실물경제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지급준비율과 대출금리 인하 등이 예상된다. 이 또한 부동산 가격과 철강 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8월부터 강도가 높아졌던 중국의 부동산 규제 정책은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점차 완화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어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강하게 규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주요 철강기업 주가가 하락한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 업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부동산 정책은 철강업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탄소중립과 관련해서는 급진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연간 에너지 소비 감축 목표를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2025년까지 지난해 대비 13.5%를 낮추겠다는 포괄적인 목표치만 내놓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조강 생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국내 철강 가격이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중국이 탄소중립 변화의 속도를 늦추겠다는 것은 국내 철강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중국의 수출 환경을 고려하면 국내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만큼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민감한 산업도 없을 것이다. 언급한 내용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이태환 대신증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