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취향’ 관심 늘며 거래 2배로 껑충 당일배송-온라인 구독 편리함도 한몫
국내산 과일 농축액에 증류식 소주를 첨가해 만든 전통주 ‘아이엠더문’과 페트병 대신 전통 옹기에 담은 게 특징인 ‘느린마을 옹기막걸리’(오른쪽 사진). 홈술닷컴 제공
직장인 이모 씨(31)는 지난 생일 지인으로부터 충남 예산군의 전통주 ‘추사 40’을 선물 받았다. 와인처럼 근사한 병 패키징과 은은한 풍미가 마음에 들었던 이 씨는 거래처 미팅 때도 전통주를 선물로 들고 갔다. 그는 “온라인으로 주문했더니 하루 만에 배달 왔다”며 “박재범의 원소주도 온라인에 풀리면 사서 마셔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만의 취향’에 높은 가중치를 두는 MZ세대가 최근 주종(酒種) 스펙트럼을 전통주로 넓히고 있다. 일반 주류와 달리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고 당일배송 및 정기구독 서비스도 활성화돼 있어 접근도가 높기 때문이다.
○ 비대면 소비 타고 급성장한 전통주
온라인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통주’ 전문관을 선보인 이후 전통주 거래 건수가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월평균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1∼12월 G마켓을 통한 20, 30대의 전통주 구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63%, 78% 증가했다. 주세법상 주류는 온라인 판매 및 배송이 금지돼 있지만 2017년부터 전통주에 한해 온라인 판매가 허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온라인 배송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전통주 시장 역시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통주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프리미엄 상품도 늘고 있다. 막걸리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인공 첨가물인 ‘아스파탐’을 제거한 ‘느린마을 막걸리’ ‘해창 생 막걸리’ ‘팔팔 막걸리’ ‘붉은 원숭이’ 등이 대표적이다. 한 병 가격이 4000원대부터 1만5000원대까지 다양하다. 전통주를 직접 만드는 DIY 막걸리 키트 같은 이색 제품도 인기다.
○ MZ세대 소비자 겨냥 ‘젊은 술’로 재탄생
주류업계는 온라인 이점을 활용해 다양한 전통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전통주 업체 배상면주가에서 2020년 문을 연 온라인 판매 플랫폼 홈술닷컴은 오후 1시 전까지 주문하면 오후 7시까지 배달해주는 ‘오늘홈술’ 서비스, 정기배송 신청 시 10% 할인하는 ‘구독홈술’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술닷컴이 1월 20, 30대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통주 구매 채널로 온라인을 고려 중이라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46.5%) 나올 정도로 ‘전통주=온라인 구매’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24일 전통주 전문 커뮤니티 ‘백술닷컴’을 오픈하고 평점 및 리뷰, 추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백 대표가 직접 술 빚는 영상도 공유해 전통주에 대한 친밀감을 높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전통주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MZ세대의 눈길을 끄는 젊고 트렌디한 패키징과 커뮤니티 운영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