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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수비대 “무사히 취재… 살아 돌아오라”

입력 | 2022-03-29 03:00:00

본보 특파원, 삼엄한 우크라 국경 검문 통과해 서남부 현지 취재
러 미사일 공격 잇따라 검문 강화… 외교부 허가 받고 본인책임 서약도




“저널리스트라 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취재기자로 당장 등록하세요.”

28일 오전 우크라이나 남부 체르니우치주(州)의 포루브네 국경검문소. 이곳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루마니아로 건너가려는 인파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반면 우크라이나로 입국하려는 사람은 기자를 포함해 3명에 불과했다. 국경수비대원은 기자의 여권과 한국 외교부가 발급한 ‘예외적 입국 허가서’를 유심히 보더니 처음에는 “이 정도로는 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남서부 지역은 북부나 동부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을 들었고 해외 언론 입국에도 비교적 관대했다. 그러나 서부에 미사일 공격이 잇따르면서 체르니우치 쪽 국경 검문이 더욱 까다로워진 것.

기자는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 여권 사진과 기자증 등을 따로 보내고 취재 경위를 설명한 후에야 2시간 만에 국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국경수비대원은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한 기자에게 “무사히 취재를 마치고 살아 돌아오라. 행운을 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13일부터 우크라이나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의 일반적인 우크라이나 입국은 불가능하다. 무단 입국을 하면 여권법 위반으로 고발된다.

다만 예외가 있다. 여권법 시행령 제29조 1항 ‘공공이익을 위한 취재나 보도를 위한 경우’는 외교부 허가를 받아 입국이 가능하다. 기자는 신청서와 취재활동계획서 등을 작성한 후 외교부 심사를 거쳐 28∼30일 현지에서 취재할 수 있는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은 후 우크라이나에 입국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입국 및 활동의 모든 책임은 당사자가 져야 한다. 정부는 입국하려는 취재진에 ‘우크라이나 방문·체류 중 발생하는 안전상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 재산상 불이익 등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음을 동의하라’는 서약을 받는다. ‘전쟁특약보험’ 가입도 권고한다. 취재 기간을 총 3일로 제한했고 지역도 체르니우치시 일대로 한정했다.



체르니우치=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