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올해초부터 사흘에 하루꼴 ‘지하철 승하차 시위’ 이준석 대표 시위 비판 논란에 김예지 의원 무릎꿇고 사과 민주당 “귀 기울이는 게 책무” 인수위 “시위현장 방문 의견 청취”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함께 참석한 김 의원은 장애인 단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격화되자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신 사과했다. 뉴스1
“저는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여러분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공감하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이 자리에 왔습니다.”
28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 앞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김 의원의 안내견 ‘조이’도 바닥에 엎드렸다. 김 의원은 이후 오전 8시 20분경 객차에 올라 경복궁역에서 충무로역까지 이어진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함께 한 후 국회로 출근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시위를 벌이는 시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장연 시위는) 선량한 시민의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겠다는 비문명적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사과에 대해서도 “개인 자격으로 행동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 무릎 꿇은 김 의원, 6분간 14차례 사과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논란이 정치권으로 옮겨붙으면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반면 최근 잇달아 전장연 시위 비판에 나선 이 대표는 이날도 “이미 서울시가 지하철 역사 94%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설치를 완벽히 완료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전장연은 서울시민의 출퇴근 시간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5∼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장연 측을 비판하는 글을 10개 올렸다. “박원순 시정에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여당도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공감하지 못하는 정치인의 언어는 차별과 혐오, 폭력을 불러온다”고 했다. 지체장애인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를 두고 “젊어야 뭐하나, 바탕이 퇴행적”이라고 비난했다.
○ 인수위, “장애인 단체 만나겠다”
올해 초부터 사흘에 하루꼴로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진행한 전장연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장애인 관련 예산 보장을 약속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을 방문해 △탈(脫)시설 예산 788억 원으로 확대 △장애인 특별 교통수단 운영비 국고 지원 의무화 등의 요구를 전한 바 있다.인수위는 29일 오전 8시 전장연의 경복궁역 출근길 시위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간사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수위 사회복지분과가 지하철역으로 찾아뵈려 한다”며 “(전장연의) 요구 사항이 정책에 녹아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