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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경기지사 주자들 ‘이재명 마케팅’

입력 | 2022-03-29 03:00:00

조정식 “李 철학 계승” 출마선언… 안민석도 “李 같은 리더십 필요”
염태영 前시장 일찌감치 출사표… 김동연, 오늘 민주당과 합당 발표



박홍근 민주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3월 임시국회 안에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뉴스1


6·1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여권의 경기도지사 주자들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과 안민석 의원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경쟁자인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경기 시흥에서 연이어 다섯 번 당선된 조 의원은 이날 경기도지사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조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해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도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조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도 이 전 지사를 수차례 언급하고 보도자료에선 자신을 ‘친(親)이재명계 좌장’이라고 소개하는 등 ‘이재명 마케팅’을 내세웠다.

아직 민주당 내에서 서울시장 도전을 공식 선언한 후보가 한 명도 없는 것과 달리 경기도지사는 치열한 내부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수원시장을 세 차례 지낸 염태영 전 시장은 가장 먼저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했고, 31일에는 안민석 의원이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17대 총선부터 경기 오산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한 안 의원도 ‘이재명 마케팅’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경기도를 지켜야 이재명과 문재인을 지킬 수 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에겐 착한 선비보다는 강단 있고 돌파력 있는 이재명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안민석이 그러한 시대정신을 발휘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이 전 지사의 정치 행보에 대해서도 “제가 경기도지사 후보가 되면 경기 시흥을에서 보궐선거가 (6·1지방선거일에) 치러진다. 이 전 지사가 출마하시면 좋겠다”(조 의원), “8월 당권에 도전해 당 대표가 된 뒤 2년 후 총선 출마”(안 의원) 등의 제안을 쏟아냈다.

이들이 이 전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건 이 전 지사가 3·9대선 당시 경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앞서는 등 지역에서 여전히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전 지사와 가까운 인사들이 속속 출마에 나서고 있지만 이 전 지사는 아직까지 특정인 지원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이 전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대선 패배로 쉽지 않은 선거인 만큼 이 전 지사가 지원에 나서면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란 요구가 많다”면서 “이 전 지사도 당의 요청이 있으면 필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의 합당 논의도 본격화됐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새로운물결을 향해 “양당의 통합 논의를 개시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의 합당 제안을 수용하는 입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전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41명은 이날 “송 전 대표가 오늘의 서울을 위해 봉사해줄 적임자”라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앞서 류영진 부산 부산진을 지역위원장 등 부산 지역위원장 3명은 전날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송 전 대표를 만나 부산시장 출마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날 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 위원장에 김태년 의원을, 전략공천위원회 위원장에 이원욱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이 전 지사의 최측근인 김영진 사무총장은 이날 사의를 표했고, 후임에는 김민기 의원이 임명됐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