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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지속적 위협’ 분류…中-러보다 대응 순위 밀려

입력 | 2022-03-29 13:24:00

미 국방부, 새 국방안보전략 보고서 의회 제출
중국 ‘다중적인 위협’ 러시아 ‘급격한 위협’으로 규정
내년도 국방예산, 8.1% 증액한 947조 원 편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월 22일(현지 시간) 워싱턴 인근의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에서 미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들과 화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캠프데이비드=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8일(현지 시간) 새 국방안보전략(NDS)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최우선 순위로 제시하고 북한을 이란과 함께 지속적 위협으로 분류했다. 북한이 미 본토 전역을 타깃으로 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을 관리 대상 위협으로 제시하면서 북핵 대응 우선 순위가 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이날 미국 최상위 안보전략 지침인 2022년 국방안보전략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면서 중국을 ‘다중적인 위협’, 러시아를 ‘급격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우선 순위로 중국의 위협에 맞선 미국 본토 방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전략적 공격 억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도전 및 유럽에서 러시아의 도전 억제, 탄력적인 합동 전력 구축 등을 제시했다.

미국의 안보 우선 과제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꼽았다. 미 국방부는 “중국은 최우선 과제”라며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 상대”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관련해선 “잔혹하고 정당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알 수 있듯 심각한 위협”이라며 “강력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은 이란, 폭력적 극단주의 단체와 함께 지속적인 위협으로 명시했다.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 및 다른 극단주의 폭력 단체들에 의한 지속적인 다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역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깃으로 한 신형 ICBM 발사 및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도 관리 대상 위협으로 분류한 것. 미국은 2018년 국방안보전략보고서에서는 북한을 현실적이고 임박한 위협으로 명시하고 중국, 러시아, 이란, 테러리스트와 함께 미국 안보의 5대 주요 위협으로 적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등 지속적인 위협 대응을 근거로 2023회계연도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8.1% 증액한 7730억 달러(약 947조 원)로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번 예산은 국가 방위 전략과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또한 러시아를 포함해 북한과 이란 등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대한 억지 태세 유지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국방예산에는 차세대 탄도미사일 잠수함 개발에 63억 달러, 신형 B-21 전략폭격기 구입에 50억 달러를 배정했다. 북한 ICBM 방어를 위해 조기 배치 필요성이 거론된 차세대 요격 미사일 예산으로는 26억 달러를 배정했다.

미 국무부는 인도태평양 협력 강화를 위한 예산 18억 달러를 배정했으며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 방어 기금에 4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