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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장연 이제야 시위 방식 바꿔…이게 애초 요구사항”

입력 | 2022-03-29 14:03:00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정의당 여영국 대표와 만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를 비판해 당 안팎에서 반발을 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전장연이 전날부터 탑승시위만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진작 이렇게 했다면 되었을 텐데 이제야 시위 방식을 바꿨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주말에 지하철 문에 휠체어를 세워놓고 열차 출발을 막는 방식이 지적을 많이 받더니 어제부터 전장연이 그냥 탑승만 하고 있다”며 “오늘도 인수위 만나고는 탑승만 했다고 한다. 탑승 시위만 하니 지연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애초에 (전장연에)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5일 출근길 지하철 캠페인을 전개하는 전장연을 향해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 개입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또 “시민들의 출퇴근을 볼모로 잡지 말라”, “오늘 이후로도 시민들의 출퇴근을 볼모로 잡으신다면 제가 현장으로 가겠다”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기 하는 발언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시각장애인인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은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전장연 앞에 무릎을 꿇고 “정치권을 대신해서 제가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대표는 2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이분들이 피켓 들고 시위하거나 지하철 탑승해서 이동한 것에 대해 뭐라 한 적 없다”며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출입문을 막아 운행을 지연시킨 방식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임이자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이 29일 오전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장연의 경복궁역 출근길 시위 현장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표가 공당의 대표인데 (전장연에) 좀 사과하시라고 전달하면 좋겠다”고 요구했고, 인수위 측은 “그 말씀 전달해 올리겠다”며 “여러분의 절박한 마음을 알았으니 시민들께 폐를 끼치는 부분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전장연은 경복궁역에서 3호선에 탑승해 충무로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 혜화역에 하차했다. 이날 시위는 승·하차가 아닌 승차 형식으로 진행돼 지하철 지연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