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병원 소아청소년과에 5~11세 소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3.14/뉴스1
만 5~11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오는 31일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고민이 크다.
백신 호불호에 따른 찬반 의견이 분명한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 부모들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혹여나 있을지 모를 감염 걱정과 백신 효능 불신·부작용 우려가 상충돼 생긴 고민이다.
설문조사에는 전국 초등학생 학부모 35만9110명이 참여했는데 ‘접종 의향이 있으며 최대한 빠른 접종 의향이 있음’은 7%(2만5079명), ‘접종 의향 있으나 조금 지켜보고 싶음’이 29.1%(10만4723명)를 차지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사전예약률이 1%대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한 빠른 접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학부모 7명중 1명만이 접종 예약을 한 셈이다.
29일 뉴스1이 만난 부모들은 “감염 불안감도 크지만 백신 부작용 걱정도 그에 못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6살 아들을 둔 김모씨(34)는 “주변 학부모들과 백신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며 “혹시 우리 아이에게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우선 접종은 하지 않고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7세 아들을 둔 박모씨(39)는 “소아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도 ‘경증’으로 끝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백신 접종 후에도 걸릴 사람은 다 걸리는데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부모는 “혹시 모를 부작용을 후회하느니 차라리 위험도가 낮은 오미크론에 걸리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 엄마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한 남성이 5-11세 소아 코로나19 백신 접종 방침을 규탄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홍콩대학교와 홍콩 프린세스마가렛병원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에 이어 전파력이 더 강해진 BA.2 유행으로 이전까지 무증상·경증 환자가 대부분이었던 소아 환자들이 입원하는 사례가 홍콩에서 늘어났다. 특히 BA.2 입원 소아 환자가 호흡기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은 다른 코로나19 변이의 약 11배, 독감의 약 2배였다.
한편 방역당국은 5~11세 발생률(인구 10만명당 확진)이 18~59세 청장년층 발생률보다 크게 높아 소아 접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5~11세 발생률은 12일 기준 2만2162명으로 청장년층 1만2241명보다 1만명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국=뉴스1)